"트럼프, 대선 출마 헌법 적용해 차단해야" 美 준법감시기구 제소

      2023.09.07 07:35   수정 : 2023.09.07 07: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법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소송이 제기됐다.

6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준법 감시기구 한 곳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2024년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공화당 경선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시민단체는 트럼프가 부추긴 세력들이 연방 의회를 장악한 2021년 1월 6일 의사당 점거 폭동은 미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헌법을 위반한 이는 미 공무원이 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트럼프는 별도의 4개 재판에 회부돼 있고, 형사범죄 혐의만 91개에 이른다.

그러나 공화당 경선 여론조사에서 현재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도 여론조사로만 보면 박빙의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 시민단체인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크루·CREW)'이 콜로라도주 유권자 6명을 대신해 법원에 제소했다.

크루는 미 수정헌법 14조 3항을 인용해 트럼프의 선거 출마를 불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헌법조항에 따르면 "미 헌법을 수호하기로...맹세한 뒤 반란이나 반역에 가담하거나, 또는 이와 같은 헌법의 적에게 도움을 주거나 편의를 제공한 이들"은 연방, 또는 주정부 선출직 공무원이 될 수 없다.

크루는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동에서 트럼프가 한 역할을 감안할 때 트럼프는 내년 대선에 출마할 법적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FT는 수정헌법 14조를 근거로 트럼프가 출마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 것은 크루가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에 크루가 콜로라도주에서 소송을 내면서 다른 주에서도 유사한 소송이 잇따를 수 있다고 전했다.

소송이 진행되다 보면 결국 트럼프가 임명한 보수 판사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연방 대법원에서 시비가 가려질 수밖에 없다.

이 조항을 근거로 트럼프 출마를 문제삼은 첫 주자는 에이사 허친슨 아칸소 전 주지사다.

허친슨 전 주지사는 지난달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있었던 공화당 대선경선 첫 토론에서 이 주장을 내놨다.

그는 '보수 법률 학자'들이 트럼프는 현행 헌법에서 대선 "출마 자격이 없을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여름 펜실베이니아대 법학저널에 이 대학 보수 법학 교수 2명이 이같은 주장을 담은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그러나 불문법 체계의 미 사법제도에서 이 조항으로 소송이 진행된 경우는 없어 판례가 없다는 점이 불리하다.

이 논리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2020년 대선 뒤 트럼프의 조지아주 승리 조작 요구를 거부했던 공화당의 조지아주 국무장관 브래드 래펀스퍼저는 6일 수정헌법 14조 적용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래펀스퍼저 조지아 국무장관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선거 후보 지명과 선거 절차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부정하는 절차는 미국의 대의 민주주의 특징에 대한 믿음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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