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景특별시'를 소개합니다...낭만 가득 가을 야간관광 명소 5선

      2023.09.08 04:00   수정 : 2023.09.08 04:00기사원문

여름 한철 비가 잦은 시기를 지나 꽤 맑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가을 같다가, 한낮에는 30도를 웃돌며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마다 벌어지는 자연의 밀당을 어김없이 겪는다.
낮과 밤이 두 얼굴을 하고 있는 요즘 유난히 더 돋보이는 장소들이 있다. 탁 트인 주변 전망을 배경으로 저마다 특색 있고 아름다운 조명들이 빛나는 곳, 일명 야경 명소들이다. 고즈넉한 정취 덕에 뭘 해도 기분 좋을 9월의 밤, 색다른 낭만을 가져다줄 밤의 세계로 떠나보자. 때마침 한국관광공사가 전국의 야간관광 명소 5곳을 추천했다.

이토록 아름다운 서울, 반포대교와 잠수교

한강공원은 평균 강폭이 1㎞에 달하는 한강을 따라 남안과 북안에 조성돼 있다. 총 11개 지구, 41.5㎞에 걸쳐 이어지는 만큼 야경이 뿜어내는 아름다움이 파노라마 사진처럼 초현실적인 느낌마저 든다. 그중에서도 반포한강공원은 대표 야경 명소다. 일몰이 고운 서래섬, 도시의 어둠을 찬연하게 밝히는 세빛섬과 반포대교가 자리한다. 가을이면 꽃이 만발하는 서래섬에서 저녁 산책을 하고, 밤에 더욱 화려하게 빛나는 세빛섬에서 선셋 카약과 수상 레저 어트랙션에 도전해보자.

반포대교에 있는 달빛무지개분수는 4월부터 10월까지 하루 5~6회 분수를 가동한다. 음악에 맞춰 조명이 시시각각 변하고, 스윙 노즐에서 나오는 물줄기가 너울져 한강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지난 봄 반포대교 아래 잠수교에서 열린 '2023 차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가 11월 12일까지 이어진다. 잠수교를 자유롭게 거닐며 야외공연과 플리마켓 쇼핑, 빈백에 누워 책 읽기 등을 즐길 수 있다.

미디어 파사드가 빚어낸 밤의 쇼, 간현관광지

강원도 원주의 대표 유원지인 간현관광지는 최근 몇 년간 새롭게 단장됐다. 2018년 높이 100m에 길이 200m의 산악 보행교 소금산출렁다리가 개장했고, 고도 약 200m 절벽을 따라 소금잔도가 놓였다. 또 주변 절경이 한눈에 담기는 스카이타워가 들어섰고, 소금산출렁다리보다 2배 긴 소금산울렁다리가 합세했다. 이 시설을 아울러 소금산 그랜드밸리라 부른다. 야간에는 '나오라쇼'를 펼친다. 나이트 오브 라이트 쇼(Night of Light Show)를 줄인 말로,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와 음악 분수, 야간 경관 조명 등을 선보인다. 올해는 야간 개장 시 출렁다리도 개방한다.

간현관광지와 함께 '2023-2024 한국 관광 100선'에 오른 뮤지엄 산(SAN)은 자연 속에 건축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문화 공간이다. 개관 10주년 기념 특별전 '안도 타다오: 청춘'이 10월 29일까지 이어진다. 박경리 작가가 '토지' 집필을 마무리한 옛집을 중심으로 조성한 박경리문학공원, 한지의 역사와 전통을 배우고 체험하는 원주한지테마파크도 둘러볼 만하다.

달빛 어우러진 국립세종수목원·금강보행교

세종시에 있는 국립세종수목원은 오는 23일까지 금·토요일 야간개장 프로그램인 '특별한 야(夜)행'으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사계절전시온실 내 열대온실은 밤에 더 신비롭고, 특별전시온실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창덕궁 후원 주합루와 부용정을 실물 크기로 만든 솔찬루와 도담정이 있는 궁궐정원은 은은한 달빛 아래 한옥과 자연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낭만을 느낄 수 있다. 무료로 대여 가능한 호롱불을 들고 여유롭게 수목원을 거닐어보자.

세종시 명소인 금강보행교(이응다리)도 밤에 돋보인다. 까만 하늘에 동그란 띠가 걸린 듯한 디자인이 독특하며, 높이 34m의 금강보행교 전망대에서 화려한 다리와 빛나는 도시 경관이 금강에 비친 야경을 볼 수 있다. 또 국립세종수목원과 가까운 세종호수공원에서는 밤이면 보석처럼 빛나는 수상무대섬을 만날 수 있다.

미디어아트로 되살아난 통영 디피랑

2022년 제1호 야간관광특화도시로 선정된 경남 통영에서는 다양한 야경을 즐길 수 있다. 15개 테마로 운영하는 디피랑은 강구안 인근에 자리한 남망산조각공원을 중심으로 조성한 야간경관 전시 공간이다. 통영 동피랑과 서피랑에서 사라진 벽화를 주요 주제로 다룬다. 통영시는 2년에 한 번씩 공모전을 열어 벽화를 교체하는데, 이때 사라지는 그림을 미디어 아트로 되살렸다. 인공조명과 인터랙티브 콘텐츠, 거대한 화면에 상영하는 미디어 아트를 통해 추억이 담긴 벽화를 만날 수 있다.

강구안도 통영의 야경 명소로 꼽힌다. 최근 완공된 보도교가 강구안의 밤을 더욱 아름답게 장식한다. 루프톱 카페와 식당이 많은 동피랑 벽화마을에서 강구안의 밤 풍경을 감상해도 멋지다. 미륵도에 있는 루지 체험장 '스카이라인루지 통영'은 주말 및 공휴일마다 오후 8시까지 코스에 조명을 밝히고 연장 운영한다.

생기 가득한 밤의 정원, 순천만국가정원

내달 31일까지 열리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서는 선선해진 가을 날씨와 더불어 순천만국가정원의 밤 풍경을 즐기기 좋다. 순천역에서 도보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동천테라스나루터에서 박람회 행사장 내 호수정원나루터까지 12인승 보트와 20인승 선박이 운항한다. 늦은 오후에 배를 타면 노을이 지는 순천과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박람회장의 풍경을 물 위에서 감상할 수 있다.


국가정원식물원과 시크릿가든은 방문객들 사이에 필수 코스로 꼽힐 정도로 인기가 많다. 두 곳을 구경하고 나오면 순천호수정원 주변 야경이 눈에 담긴다.
도심권역에 있는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 물위의정원도 밤의 정령이 사는 듯 생기 가득한 낭만을 선사한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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