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한 유럽평가전인가, 클린스만 축구는 어떤 색인가" 전혀 알 수 없었던 0-0 무승부

      2023.09.08 05:59   수정 : 2023.09.08 08: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전상일 기자]무색무취. 해당 경기가 그러했다.

클린스만호가 웨일스와 평가전을 0-0으로 마쳤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 친선 경기에서 전체적으로 답답한 경기를 기록하면서 0-0으로 경기를 마쳤다.



한국 재임 감독 중 최다 무승 기록이다. 클린스만호는 3월 A매치에서 콜롬비아(2-2), 우루과이(1-2)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6월 A매치에서는 페루(0-1)에 지고 엘살바도르(1-1)와 비겼다.



이 경기는 클린스만호가 처음으로 치르는 원정 평가전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토트넘이 지난 주말 번리와 경기에서 쏠쏠한 재미를 본 '손톱' 전술을 들고나왔다.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과 조규성(미트윌란)이 투톱으로 나선 가운데 이재성(마인츠)과 홍현석(헨트)이 좌우 날개로 배치됐다.

지난 7월 A매치 때 대표팀에 처음 발탁돼 두 경기 모두에 교체로 나섰던 홍현석은 이날 생애 처음으로 A매치에 선발로 출격했다. 중원은 박용우(알아인)와 황인범(즈베즈다)이 책임졌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이기제(수원), 김민재(뮌헨), 정승현, 설영우(이상 울산)가 구성했고,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알샤바브)가 꼈다.


웨일스에서는 손흥민의 팀 동료 브레넌 존슨이 네이선 브로드헤드(입스위치타운)와 함께 투톱을 맡았다. 역시 토트넘 소속의 센터백 벤 데이비스가 주장 완장을 차고 최종 수비라인에 섰다.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하던 한국 전반 13분 침투하던 브로드헤드에게 슈팅을 허용했으나 김승규의 선방에 실점을 면했다. 중원에서 브로드헤드에게 공이 연결되는 과정을 한국 선수들은 전혀 막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19분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밖에서 한국의 첫 슈팅을 기록했으나 수비진을 맞고 나왔다. 좀처럼 웨일스의 수비망을 공략하지 못하던 한국은 전반 막판에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전반 37분에는 이기제가 왼쪽에서 모처럼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가 문전으로 쇄도하던 조규성, 홍현석의 머리에 닿지 못하고 지나쳤다.

전반 40분에는 손흥민이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날린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이 골키퍼 대니 워드에게 잡히고 말았다. 이날 경기 유일한 유효슈팅이었다.

후반에는 더 답답한 공격이 이어졌다. 박용우가 찬스를 만들지 못했고, 손흥민이 중원으로 내려오면서 앞선의 공격날이 많이 무뎌졌다.


올림피아코스와의 분쟁으로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했던 황인범은 이날 전혀 중원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황희찬이나 홍현석도 마찬가지다.

후반전에 대한민국은 단 한번의 유효슈팅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나마 조규성의 힐패스를 받은 손흥민의 왼발슛 한번이 가장 위협적인 장면이었을 정도로 위협적인 장면이 없었다.

양현준이나 이순민 등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은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이었다.


이날 수비와 공격의 핵심으로 뛴 김민재나 손흥민은 이따금 번뜩이는 콤비 플레이를 보이기도 했다. 또한, 경기 후반 김승규가 상대의 헤더나 날카로운 컷백 패스를 막아내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것 외에는 특별한 장면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의미없는 패스만 난무했다.패스에서는 한국이 564개로 웨일스(388개)를 크게 앞섰지만, 백패스가 대부분이었다. 이렇다 보니 대표팀은 총 4차례 슈팅에 유효 슈팅은 단 한 차례에 그치는 졸전을 펼쳤다.


전체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가 무엇인지, 그리고 대한민국이 무엇 때문에 5년 6개월만에 유럽 원정 평가전을 치러야 하는 것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던 한 판이었다. 참고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은 28위, 웨일스는 35위에 랭크돼 있다.


한편, 한국은 다음주 수요일 만치니 감독을 선임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유럽 원정 2차전을 갖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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