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내년 美 대선 무렵 100달러 돌파하나?
2023.09.09 05:00
수정 : 2023.09.09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내년 11월에 실시되는 미국 대선 무렵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경제전문지 포천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으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내년말까지, 특히 미국 대선 무렵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어 선거의 방향까지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고객 노트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내년 12월에 배럴당 107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주요 산유국들이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으나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자발적 감산으로 인해 앞으로 우발적인 상승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원유 수요는 줄어들지 않으면서 연내 1일 수요가 1억200만배럴까지 증가할 것으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예상하고 있다.
포천은 유가의 향방은 이른바 'OPEC+' 소속 산유국 중 9개국이 지난 4월에 합의한 하루 170만배럴 감산을 내년까지 연장할지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6월 배럴당 70달러대로 떨어졌으나 최근 브렌트유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90달러를 다시 넘었다.
포천은 골드만삭스의 예측대로라면 내년 미국 대선에서도 주요 이슈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원유 가격은 소비자 휘발유 뿐만 아니라 난방용 연료와 천연가스, 전기요금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 최근 유가 상승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쌓아둔 저축이 거의 소진되고 대졸자들의 융자 학자금 상환 시작 등 민감한 시기에 나타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올 4·4분기에 저축 소진과 학자금 상환으로 인해 이중 타격을 받으면서 기술적 침체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고 조 바이든 행정부가 다시 유가를 끌어내리기 위해 지난 4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된 전략비축유(SPR)를 또 방출할 수도 없는 처지다.
경제 연착륙을 낙관하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도 국제유가 상승이라는 복병을 만나고 있다.
이날 경제전문지 배런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에 따른 국제유가 오름세로 인해 연준이 추진해온 소비자 물가 상승률 2%로 끌어내리기가 느려지고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9월 미 소비자물자지수(CPI)가 3.9%로 또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6월 9.1%까지 오르며 정점을 찍은 미국 물가는 그후 꾸준히 하락하면서 6월 3%까지 떨어졌다가 7월에는 3.2%로 다시 소폭 올랐다.
유가가 계속 오른다면 미국 연준은 높은 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해 미국 물가가 급등하기 시작하자 끌어내리기 위해 금리를 11회 인상해 연방기금(FF)금리는 5.25~5.5%까지 상승한 상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에 자극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나 경고를 자제하고 미국 주유소의 기름값 내리기에 더 집중할 예정이라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밝혔다.
하지만 산유국들의 감산은 바이든 행정부와 연준의 정책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배런스는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