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건강상 이유로 조사 마무리..檢 "12일 2차 소환 통보"
2023.09.09 19:51
수정 : 2023.09.09 19: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9일 검찰에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조사가 8시간 만에 종료됐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이 대표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으나 이 대표가 건강상 이유로 더 이상 조사받지 않겠다는 요구를 함에 따라 오후 6시 40분에 조사를 종료했다. 다만 아직 남은 조사가 있는 만큼 오는 12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지불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총 500만 달러,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총 300만달러 등 합계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에서 이재명 대표를 제3자 뇌물 등 혐의로 조사 중이다.
이날 조사에서 150쪽 분량의 질문을 준비한 검찰은 핵심 질문을 중심으로 조사를 이어갔다. 특히 쌍방울의 대납을 이 전 부지사로부터 사전 또는 사후에 보고 받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 조사와 같이 대부분의 질문에 서면 진술서로 답변을 갈음했으나 일부 질문에는 비교적 자세하게 자신의 입장을 진술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대표가 SNS를 통해 공개한 서면 진술서에는 대북송금 의혹에 대해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당시 북측과 인도적 차원의 지원·교류 사업을 시도한 바는 있으나, 이와 관련해 대한민국 법률과 유엔 제재에 어긋나는 금품을 북측에 제공하거나 제공하도록 부탁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가 터무니없는 허위"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미 하던 인도대북지원사업과 한차례 방북 이벤트를 위해 못 믿을 부패사업가를 통해 800만 달러를 불법 밀반출해 북에 대신 주는, 인생을 건 중범죄를 저지를 만큼 이재명이 바보는 아니다"며 "검찰 주장대로면 김성태는 북측 도움으로 수천억을 벌고도 북에 한 푼도 안 줬고, 북은 아무 관련도 없는 이재명에게 요구해 800만 달러를 받았다는 이상한 말이 된다"고 꼬집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조사를 마무리하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과 대북송금 사건을 묶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조사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아 구속영장 청구 시점은 현재 불투명하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