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 색으로 기관지확장증 경과를 알아낸다

      2023.09.10 22:00   수정 : 2023.09.10 2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기관지확장증 폐병 환자가 고름이 섞인 가래가 많아질수록 상태가 악화되고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나왔다. 해외연구진은 가래의 색깔만으로도 폐 염증 정도를 알아낼 수 있으며, 이를 4단계로 구분해냈다. 특히 고름이 섞인 화농성 가래가 1%P 증가할때마다 사망위험이 1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던디대학교 메건 크라이튼 박사후연구원은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유럽 호흡기 학회 국제 학회에서 31개국 2만여명의 환자를 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기관지확장증 환자의 가래는 상태가 악화될수록 색깔이 어둡게 변한다.
이같은 색 변화는 염증으로부터 방출되는 미엘로페록시다아제 또는 'MPO'라고 불리는 단백질때문이다. 메건 크라이튼 박사후연구원은 "기관지확장증 환자 4분의 3은 매일 가래가 나온다"며 "가래 색깔은 염증의 생체 측정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상복구가 힘든 기관지확장증
기관지확장증은 기관지가 본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영구적으로 늘어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기관지는 입에 연결된 숨구멍에서 양쪽 폐로 갈라져 폐의 입구까지 이르는 관인데, 이 관이 넓어지면 많은 양의 가래가 쌓여 폐를 감염시킬 수 있다. 이렇게 기관지가 한번 넓어지면 점차 악화되면서 손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기관지확장증의 원인에는 폐렴이나 기침 같은 폐 질환, 낭성 섬유증, 기관지를 감염에 민감하게 만드는 체내 면역 체계의 원인 문제, 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곰팡이 포자를 흡입 등이다. 기관지확장증은 기관지확장증, 천식 및 만성폐질환(COPD)과 함께 가장 흔한 만성 염증성 기도 질환 중 하나다.

유럽, 북아메리카, 영국 및 미국에서는 주민 10만명당 67명에서 566명의 사이에서 보편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증상은 일반적으로 중년이 될 때까지 발생하지 않는다.

■가래 색깔 임상지표로 사용가능

영국 연구진은 기관지확장증의 악화와 가래 색깔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범유럽 기관지 확장증 등록 기관인 'EMBARC'에 등록된 환자 1만9324명 중 1만3484명을 최대 5년간 추적조사했다. 특히 환자들의 가래색깔과 함께 악화 횟수, 심각도 및 사망자 수를 함께 분석했다.

그결과, 기관지확장증의 가래는 회색, 노란색, 녹색, 녹갈색 등 4가지로 분류됐다. 첫단계의 점액질은 회색으로 보이며 투명하고 거품이 있다. 그 다음으로 점액질에 고름이 섞인 가래인 점액화농성은 크림색 노란색을 띈다. 세번째 단계로 접어들면 화농성 가래가 나오는데 질감이 두꺼워지면서 어두운 노란색과 녹색이 섞여있다. 마지막으로 기관지확장증이 가장 심한 단계로 진입하면 혈액이 들어가 있어 진한 녹색과 갈색을 띄게 된다.

특히 전체 환자의 40%인 5541명은 점액성 가래가 나왔다. 그 다음으로 점액화농성 가래가 5380명, 화농성 가래가 2486명이었다. 마지막 가장 심각한 중증 화농성 가래는 177명이었다.

크라이튼 박사후연구원은 "가래에 고름이 많이 섞일수록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고 입원이나 사망 위험이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래 화농성이 1%p 증가할 때마다 사망 위험이 1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간의 추적조사 결과는 가래의 색깔이 병의 경과를 알아낼 수 있는 증거"라며 "기관지확장증 환자의 상태를 즉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임상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가래 색상 차트를 임상 실무에 도입하고 환자들이 자신의 질병 심각성을 모니터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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