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순식간에 사라져" 모로코 120년 만의 강진, 피해 왜 컸나
2023.09.11 09:43
수정 : 2023.09.11 09: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강타한 120년 만의 최악의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1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사상자가 큰 배경에는 강력한 지진, 지진에 취약한 건축물, 대피를 하기 어려웠던 심야 시간, 구조가 어려운 산악 지형 등 여러 문제가 맞물리면서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모로코 내무부의 최신 발표를 인용해 "이번 강진으로 최소 2122명이 사망했고, 242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인명 피해 규모가 컸던 이유는 이 지역 건물들이 대부분 지진에 취약했기 떄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심야에 지진이 발생해 인명피해를 키웠다고 전해진다.
특히 지진 피해 지역 대부분이 산악 지형으로 구조대 접근도 쉽지 않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결국 부서진 차량과 낙석 등으로 도로가 막혀 모로코 군도 진입하기 어려워 사상자가 늘고 있다.
강진 피해 지역에서는 필사의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적십자사연맹의 글로벌 운영 책임자인 캐롤라인 홀트는 성명에서 "앞으로 24∼48시간이 생존자 구조에서 매우 중요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지진 발생 이후 72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모로코 당국은 군까지 동원해 생존자 구조를 위해 총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에 따르면 휴일인 이날 오전 9시께 마라케시 서남쪽 83㎞ 지점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를 3.9로 추정한 USGS가 밝힌 진앙은 북위 30.99도, 서경 8.44도로 지난 8일 강진 진앙(북위 31.11도, 서경 8.44도)과 가깝다. 두 기관 모두 진원 깊이는 10㎞로 파악했다.
이런 가운데 각국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모로코로부터 공식 지원 요청을 받은 스페인은 군 긴급구조대(UME) 56명을 현지에 파견했다. 튀니지에서는 전날 구조팀 50여명이 모로코로 향했고, 카타르에서도 87명의 인력과 구조견 5마리가 현지에 도착해 구조 활동을 펼친다.
여기에 알제리도 모로코와 단교 이후 2년간 폐쇄했던 영공을 인도적 지원과 부상자 이송을 위한 항공편에 개방했다.
다만 모로코 당국의 공식적인 지원 요청이 없어 도움을 주려는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모로코가 공식 지원을 요청한 나라는 스페인, 튀니지, 카타르, 요르단 등 4개국이 전부라고 보도했다.
한편 유엔은 이 지진으로 30만 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