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6만5000원에 대중교통 무제한..서울 '기후동행카드' 나온다
2023.09.11 11:00
수정 : 2023.09.11 11: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내년부터 월 6만5000원에 서울의 지하철과 버스, 따릉이 등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서울 시내 지하철, 시내·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까지 원스톱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를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줄어든 '대중교통 수단분담률'을 끌어올리고, 기후위기 대응의 단초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우선 내년 1월부터 5월까지 시범적으로 판매하는 기후동행카드는 6만5000원으로 구매 후 한 달 동안 서울 권역 내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실물카드 외에 스마트폰 앱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시는 시범운영 기간 이후 검토 과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지하철의 경우 1~9호선은 물론, 경의중앙선, 분당선, 경춘선, 우이신설선, 신림선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승차하는 경우엔 이용할 수 없다.
버스는 서울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는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경기, 인천 등 타 지역 버스나 기본요금이 상이한 광역버스는 서울 내에서 승·하차하더라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없다.
시는 기후동행카드 도입을 통해 연 1만3000대 수준의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연 3만2000t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약 50만명의 시민이 1인당 연간 34만원 이상의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시는 다양한 대중교통 정책을 추진해 왔음에도 코로나19 여파로 승용차 이용이 증가하면서 대중교통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끌어올리기 위해 기후동행카드를 마련했다. 실제로 2019년 65.6%에 달했던 대중교통 수단분담률은 2021년 52.9%로 12%p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승용차 수단분담률은 24.5%에서 38%로 대폭 늘었다.
서울시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 중 '수송 분야' 온실가스 17%에 달하는 만큼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앞서 지난해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권인 '9유로 티켓'을 시범 도입한 독일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이 25% 늘고 이산화탄소 180만t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외에도 물가상승률이 0.7%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이뤄냈다. 독일은 올해 5월부터 월 49유로(한화 약 7만원) 상당의 '도이칠란드 티켓'을 본격적으로 도입해 3달만에 1100만장을 판매했다.
시는 기후동행카드가 대중교통과 공공자전거를 상호 연계하는 만큼 대중교통 인프라가 제한적인 교통사각지대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내년에 도입하는 한강 리버버스 등 차세대 친환경 교통수단과 연결에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친환경 버스 교체, 공공자전거 확대, 전기택시 보급 등 수송분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하드웨어를 교체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며 "교통분야 기후위기 대응은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기후동행카드를 안정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시민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동행하는 교통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