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한-말레이시아 간 전략적 치안 협력 추진 합의

      2023.09.11 21:00   수정 : 2023.09.11 21: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은 11일 말레이시아 경찰청을 방문해 라자루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경찰청장과 치안 총수회담을 진행했다.

이날 경찰청에 따르면 윤희근 경찰청장의 방문은 말레이시아 정부의 동방정책 40주년을 기념하고, 양국 정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추진에 따라 양 기관의 미래지향적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추진됐다.

양국 치안 총수는 말레이시아발 마약 밀수의 급격한 증가 현상을 조기에 진압하고 역내 마약류 확산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수사 정보 공유 △밀반입 차단 △도피사범 검거·송환 등 전략적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전화 금융사기를 포함한 사이버사기 근절을 위해 양국 정부의 대응 정책과 수사 정보를 공유하는 등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은 최근 5년간 사이버사기 범죄가 53% 증가했고, 말레이시아도 지난해 사이버사기 범죄가 20.2% 증가하는 등 양국 모두 팬데믹 이후 급속한 범죄 확산의 피해를 겪고 있다.


양국 경찰은 각각 대응센터를 구축해 정부 부처·금융 기관 및 통신사 합동 대응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경찰청은 올해 11월 제1회 사기 방지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해 글로벌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번 말레이시아 방문을 계기로 양 기관이 전략적 치안 협력 동반자로서 양국 치안 환경을 개선하고 역내 평화와 번영을 선도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청장은 11월 예정된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최종 투표를 앞두고 부산을 ‘풍부한 국제행사 경험과 콘텐츠를 갖춘 아름다운 도시’로 소개하고, 한국의 성공적인 유치를 위한 말레이시아 정부의 응원을 요청했다.

라자루딘 후세인 경찰청장은 "양 기관이 긴밀히 협력한다면 마약·사이버사기 등 초국가 범죄는 물론 미래 위기도 현명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답했다.

양국 치안 총수는 불확실한 미래 치안 환경에 선제적이고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양 기관의 업무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로 약속했다.

윤 청장은 말레이시아 방문 기회에 아세안 10개국 치안 협의체인 아세아나폴 사무국을 방문해 조우 린 툰 사무국장과 마약·사이버사기 등 역내 초국가 범죄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과 아세안 10개국 경찰역량 강화를 위한 양 기관의 미래지향적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아세안 10개국에는 30만여명의 한국인이 체류하고 있으며, 태국에 이어 말레이시아에서도 의료용 대마 합법화가 검토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청은 엄격한 마약 통제에 대한 아세아나폴 회원국의 공감대를 확인하고 역내 마약 확산 방지를 위한 다자간 협력 틀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윤 청장은 여승배 주말레이시아 대한민국 대사와 만나 말레이시아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과 한국을 찾는 말레이시아 관광객의 편익 증진을 위한 양국 영문운전면허증 상호 인정 약정 추진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영문운전면허증 상호 인정 협·약정을 맺은 국가의 외국인은 국제운전면허증 발급 등 별도의 절차 없이 한국 내 운전이 가능하게 됐다.
한-말레이시아 간 약정 체결 시 말레이시아에 체류 중인 1만 3000여명의 재외동포와 연간 30만여명 이상의 한국인 관광객이 편익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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