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올리고 세금 줄이고… '헬·로' 갈아타는 코스닥 큰손

      2023.09.12 18:05   수정 : 2023.09.12 18:31기사원문
헬스케어와 로봇이 코스닥시장의 새로운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다. 2차전지, 반도체에서 수익을 낸 투자자들이 연말 대주주 양도세 등 부담을 덜기 위해 새 포트폴리오 구성에 나섰다는 평가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인공지능(AI) 기반의 암진단 플랫폼 기업 노을은 이달 들어 주가가 121.81% 급등했다.

코스닥 전체에서 가장 높고, 액면분할에 나선 코스피 상장사 와이투솔루션(378.65%)를 제외하고는 증시 전체에서 상승률 1위다. 노을은 이날 장중 16% 가까이 오르며 1만482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헬스케어 투자 열풍 속에 AI 기술력이 더해지며 투자심리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코스닥시장에서는 바이오 플랫폼 전문회사 시너지이노베이션도 64.05%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대화제약도 55.56% 올랐고, 젠큐릭스(48.45%), 피씨엘(43.59%)도 주가가 크게 뛰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헬스케어로의 수급 이동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등이 비만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 주목받는 등 대외적인 환경도 우호적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수익률 갭 메우기 장세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헬스케어는 미국과 중국의 마찰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 관련주의 상승 랠리도 주목할만하다. 대동기어(82.66%)와 스맥(75.23%)은 이달에만 주가가 70% 넘게 급상승했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로봇사업 참여와 관련 기업의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로봇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두산은 자회사 두산로보틱스의 IPO 기대감으로 이날 장중 52주 신고가(16만6600원)에 거래됐고,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달 25일 10만7800원에서 지난 11일 24만2000원으로 두 배 넘게 급등했다.

연말 대주주 양도세 부담이 중소형주 위주인 코스닥시장에 빨리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양도세 회피 물량은 통상 12월 본격적인 매도세를 보이지만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대주주 판정 기준일 대비 3개월 수익률이 우수한 업종일수록 매도 압력이 더 높았다. 이에 따라 상반기 코스닥시장 상승을 주도했던 2차전지(에코프로), 반도체(알에프세미·레이크머티리얼즈) 업종에서 '머니무브'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은 연말 개양도세 회피 목적의 순매도를 고려할 때 2차전지, 후공정 반도체 수급 환경에 불리하다"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았지만 투자매력이 커지고 있는 헬스케어, 로봇이 대안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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