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 머리로 쾅! 김민재 탄탄했고, 손흥민 활발했다…클린스만호 6경기만에 첫승
2023.09.13 09:37
수정 : 2023.09.13 09: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미트월란의 스트라이커 조규성이 결승골을 작렬했다. 바이에른뮌헨의 주전 센터백 김민재는 상대방의 공격을 꽁꽁 묶었고, 손흥민도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 승리에 공헌했다. 클린스만호가 5경기만에 첫 승을 기록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와 평가전에서 전반 32분에 터진 조규성(미트윌란)의 결승 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겼다.
클린스만호는 6경기 만에 데뷔 승을 올렸다.
올해 2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앞선 5차례(3무 2패) 경기에서 한 번도 승리를 지휘하지 못하던 터다. 한국은 클린스만 감독의 데뷔 무대이던 3월 A매치에서 콜롬비아(2-2무), 우루과이(1-2패)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6월 A매치에서는 페루(0-1패)에 지고 엘살바도르(1-1무)와 비겼다.
이어 지난 8일 웨일스전에서 0-0 무승부에 그치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축구협회가 1992년 대표팀 전임 감독제를 도입한 이후 최다 경기 무승 감독이 되는 불명예를 썼다.
'외유 논란'을 일으키며 팬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한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승리로 분위기 어렵사리 반전의 기회를 어렵게 잡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웨일스전과 전술적 변화는 없었다. 아시안게임으로 이탈한 홍현석(헨트) 대신 황희찬(울버햄프턴)을 투입하는 변화만 줬다. 손흥민(토트넘)과 조규성이 다시 한번 '투 톱'으로 나섰다. 좌우 공격은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이재성(마인츠)이, 중원은 황인범(즈베즈다), 박용우(알아인)가 맡았다.
수비라인에는 왼쪽부터 이기제(수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 설영우(이상 울산)가 배치됐고,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알샤바브)가 꼈다.
한국 선수들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상대 위험지역 공략에 나섰다. 전반 중반부터 사우디의 빠른 공격에 잠시 밀리던 한국은 전반 32분 상대 수비 실수를 틈탄 조규성의 헤더로 선제골을 뽑으며 다시 분위기를 바꿨다. 황인범이 전방으로 찔러준 패스를 알리 불라이히가 걷어낸다는 것이 위로 높이 튀었고, 조규성이 골대 왼쪽으로 향하는 헤더로 득점했다.
조규성의 A매치 통산 7호 골이자 클린스만 체제에서 넣은 첫 골이다. 지난해 11월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 멀티 골 이후 10개월 만에 기록한 A매치 득점이기도 하다.
한국은 전반 36분 조규성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하산 탐박티의 태클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이 기대됐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기세를 탄 한국의 득점 시도는 계속됐으나 골키퍼 무함마드 우와이스의 잇따른 선방에 추가 골 기회가 무산됐다.
최전방에서 부지런히 상대를 압박하며 수비진에 부담을 준 조규성은 클린스만호에서 마수걸이 득점을 신고했고, 주장 손흥민(토트넘)도 전방 전 지역을 누비며 '플레이메이커'로서 제 역할을 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후반 추가 시간 오현규(셀틱)와 교체할 때까지 득점 기회로 이어지는 '키패스'를 7차례나 기록했다.
후반에는 '수비의 핵' 김민재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김민재는 1분 후에는 중앙 수비수인데도 전방 왼쪽 전방 지역으로 올라오더니 빠른 발을 살려 돌파를 시도해 코너킥을 얻어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직후 사우디의 공격에서는 어느새 최후방까지 이동해 상대의 침투 패스를 끊어내는 '철통 수비'를 선보이기도 했다.
68분간 신나게 측면을 누빈 황희찬(울버햄프턴)도 후반 들어 저돌적 돌파가 돋보였다. 후반 10분 황희찬이 페널티지역 왼 측면에서 1대1 공격을 시도, 저돌적 돌파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린 후 가까운 골대 구석을 향해 날카로운 슈팅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클린스만호는 '아시아 팀' 사우디와 경기에서는 유럽파를 주축으로 우세한 경기력을 보였다. 공 점유율은 47% 대 53%로 뒤졌지만 슈팅(19 대 7)·유효슈팅(9 대 2) 등 공격 지표에서 사우디를 압도했다.
한국은 사우디와 역대 전적에서 5승 7무 6패를 기록하게 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