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사과'에서 '강원 사과' 시대로..기후 온난화가 바꾼 산지
2023.09.13 13:39
수정 : 2023.09.13 13:39기사원문
대구 경북지역 대표 과일로 통했던 사과의 재배 지역이 기후 온난화 여파로 줄어드는 반면 강원도의 사과 재배면적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기후 변화와 농업 여건 등을 고려한 맞춤형 사과 생산단지 기반을 구축해 변화하는 생산 환경에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13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사과 주산지인 대구 경북지역의 사과 재배면적은 30년(3만6021ha) 전보다 44% 줄어든 2만151ha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명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은 "사과는 우리나라 과일 재배 농가의 16.8%를 차지하고 재배면적도 가장 넓은 작목이지만 현재 시나리오에 의하면 오는 2100년에는 강원도 일부에서만 재배될 것으로 예측돼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지역 맞춤형 품종 보급으로 안정적 사과 기반을 갖출 계획이다. 올해부터 강원도 홍천에 ‘컬러플’ 생산 단지, 대구 군위에 ‘골든볼’ 생산 전문 단지를 조성한다.
홍천에 보급하는 우리 사과 ‘컬러플’(2019년 품종등록)은 수확기가 10월 상·중순(중만생종)으로 당도 15.2브릭스(Brix), 산도 0.55%로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통상 일교차가 큰 지역에서 사과를 재배하면 과일 당도가 높아져 맛이 좋아진다. 홍천구는 밤낮 일교차가 커 수확기가 늦은 ‘컬러플’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게 농촌진흥청의 설명이다.
농촌진흥청은 홍천에 지난 4월 ‘컬러플’ 묘목 4300그루를 확보해 심었고 오는 2024년까지 총 3헥타르(ha) 면적에 8000그루를 심을 계획이다.
위도가 낮은 지역인 대구 군위에는 ‘골든볼’(2021년 품종 등록)을 보급한다. 노란 사과인 '골든볼'은 껍질을 빨갛게 물들이는 색들임(착색)이 필요 없어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품종으로 여름 수확이 가능하다. 사과를 붉게 물들이려면 사과 열매를 사람이 이리저리 돌려주거나, 잎을 따주고 나무 밑에 반사판을 까는 등 노동력이 많이 든다.
한 여름 사과지만 당도 14.8브릭스, 산도 0.51%로 단맛과 신맛이 조화로운게 특징이다. 농촌진흥청은 내년 묘목을 생산해 오는 2025년 5헥타르 면적에 시범사업으로 묘목 1만 5000그루를 보급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들 품종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컬러플’은 농산물 전문 유통업체를 통해 ‘골든볼’은 대구경북능금농협을 통해 재배 물량을 안정적으로 유통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사과 신품종이 육성되면 주산지 현장 실증 연구와 연계해 품종 재배 적지에 지역 맞춤형 단지를 추가로 육성, 보급해 나갈 계획이다.
김 원장은 "촘촘한 보급체계를 만들고 유통시장을 확보해 다양한 품종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