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수도로 알려진 울산, 문화·관광 경쟁력 뒤지지 않아"

      2023.09.13 14:00   수정 : 2023.09.13 18: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산업수도 울산이 늘 부족하게 여기는 분야가 문화·예술과 관광 산업이다. 이를 인식한 울산시가 광역시 승격을 계기로 다양한 지원과 활성화 방안을 지속 추진해 오고 있다. 그 노력으로 지난 4월 울산문화관광재단이 출범했다.

전국에서 문화예술의 가장 오래된 흔적이 남아있는 도시중에 한 곳인 울산의 관련 산업 도약을 위해 재단이 앞장설 전망이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에 새겨진 우리 선조들의 1호 문화예술작품에 깃든 염원은 수렵 성공으로 가족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풍요'였다.

그리고 울산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대외이미지는 '산업화'이다. 과거 울산 지역민들이 고된 노동으로 산업화를 일구면서 가졌던 염원 역시 국가가 성장해 전 국민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풍요'였다. 이처럼 울산의 문화는 지역의 풍요를 바라는 마음과 뗄 수 없이 자라왔다.
재단이 추구해야 하는 방향도 이와 같다는 게 최병권 초대 대표이사의 설명이다.

울산시설공단 이사장, 울산시 경제통상실장·행정지원국장·문화체육국장 등을 역임한 바 있는 최 대표이사는 취임 후 울산 문화관광사업의 대외 인지도를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울산형 문화관광사업의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최 대표는 "시민들이 재단에 바라는 것 역시 시가 '문화'와 '관광'이라는 사냥감을 확보하여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울산시는 인구감소와 성장 정체라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 역시 점차 시가 과거의 영광스러웠던 모습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에 우리 재단을 비롯한 산하 기관들의 지역사회 살리기를 당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풍요'를 바라는 울산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다시 위대한 울산으로 일으켜 세우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지난 12일 최병권 초대 대표이사를 통해 재단의 역할과 비전을 들어봤다.

―문화재단과 관광재단을 통합한 배경은 뭔가.

▲문화와 관광은 서로 다른 듯 닮아있다. 시민들이 살아가는 일상은 문화자원으로 담겨있고, 시민들의 활력 넘치는 생산활동은 관광자원으로 녹아든다. 문화자원과 관광자원, 이 두 시너지 넘치는 자원들이 개별적으로 존재할 때는 각각의 영역에서만 빛이 나지만, 함께 어우러진다면 그 융합 에너지는 훨씬 더 많은 가치를 담을 수 있다. 문화재단과 관광재단이 그러했다. 시민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던 문화재단은 분명 재단 고유의 특성을 담아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었지만, 문화자원의 관광화라는 벽을 넘기 어려웠다. 문화생태계 기반을 마련했지만 우리들만의 문화였다. 관광재단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설립된 지 2년여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역사회의 관광 콘텐츠를 활성화하고 마이스산업 부흥의 선봉장 역할을 기대했던 관광재단 또한 지역 문화예술 기반을 배제하고서는 관광의 일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제 이 두 기관이 합쳐짐으로써 울산시민들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무궁무진해졌다. 문화가 살아 있는 관광 활성화,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문화예술의 전국적 저변 확대 등 통합 출범 100일이 막 넘어선 지금 이미 그 효과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개별 요소로서만 가치를 지녔던 문화와 관광이 융합된 에너지로 발현되고 있는 지금, 통합의 가치는 이미 증명되었으며 다음 과제는 그 가치를 더 꽃피우는 것이다.

―재단 조직의 기능과 특징은 뭔가.

▲재단은 3본부 9팀 체제로 개편되어 출범했다. 경영기획과 시설관리를 총괄하는 경영기획본부, 문화사업과 예술지원의 중심인 문화예술본부, 관광콘텐츠 개발과 마이스 유치를 주력으로 하는 관광마이스본부 3개 본부가 한데 어우러져 출범 원년 재단의 기틀을 다잡고 있다. 경영기획본부는 기존 문화재단과 관광재단에서 1개 팀씩 존재하던 주무팀을 3개의 팀으로 분리하고, 하나의 본부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개편되었다. 문화예술본부는 기존 문화재단의 역할을 계승했다. 예술지원팀은 지역예술인 지원 및 복지 확대 등의 근본 역할을 수행한다. 문화예술교육팀은 시민문화예술교육 저변 확대를 목표로 국책사업과 지역문화 활성화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문화도시팀은 지난 2022년 선정된 문화체육관광부 법정문화도시 사업의 주력 부서로서 광역시 유일 문화도시 기반 구축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관광마이스본부는 기존 관광재단의 임무를 그대로 수행한다. 스마트관광팀은 지역 관광의 유비쿼터스 구현을 목표로 하며 주요사업인 '왔어울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관광인프라팀은 관광콘텐츠 활성화가 주요 임무로서 울산관광기업지원센터를 운영하며 대내외적인 관광협력을 증진하고 있다. 전시마이스팀은 마이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사업과 직접 행사 유치 등을 수행하고 있다.

―울산 관광 콘텐츠의 특성과 경쟁력은 뭔가.

▲울산은 산과 바다, 강 등 천혜의 자연 관광자원과 반구대암각화 등으로 대표되는 역사자원 등이 풍부한 도시다. 또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 심장으로서의 차별화된 산업관광 자원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생태관광의 보고인 태화강 국가정원은 자랑할만한 관광자원이다. 울산은 외국에서도 사례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자연과 역사, 산업, 생태자원 등 다면적인 관광 콘텐츠와 경쟁력을 보유한 도시다.

―올 가을 예술 분야 신사업을 소개해 달라.

▲울산이 작년 말 문화도시로 지정되면서 재단에서 여러 문화예술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울산문화박람회와 울산에이팜을 오는 11월 23일부터 26일까지 유에코에서 개최한다. 먼저 울산문화박람회는 올해 처음 시작하는 지역문화 교류 및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이다. 꿈꾸는 문화도시 울산의 비전을 공유하고, 울산의 경쟁력 있는 문화 자산· 콘텐츠·프로그램·상품 등을 국내외에 소개하는 자리로 준비하고 있다. 박람회에서는 울산의 다채롭고 우수한 문화예술을 만나볼 수 있도록 5개 구·군 문화 전시관, 지역문화 체험·전시관, 문화도시 울산 주제 작품 전시 아트스페이스 등이 운영하는 등 시민들이 즐겁고 쾌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올해로 12년째를 맞이하는 울산 유일의 음악 MICE 사업인 울산에이팜은 아시아태평양지역 음악 산업 관계자들의 교류 통해 국내 뮤지션의 해외 진출을 돕는 네트워킹 플랫폼이자, 국내외 유망 뮤지션의 공연을 시민에게 선보이는 뮤직페스티벌이다. 그동안 에이팜을 통해 이날치, 잠비나이, 서도밴드와 같은 유망 뮤지션 140여 팀, 국내외 음악 전문가와 관계자 500여 명이 울산을 방문했다.
올해도 뮤지션 15팀, 전문가 및 관계자 200명이 참석할 예정이고, 공연과 콘퍼런스 등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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