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 만지고 "뚱뚱女 매력없어"...직장내괴롭힘·성희롱 만연한 이회사
2023.09.17 13:12
수정 : 2023.09.17 13: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패키지 기판 검사 전문업체에서 상습적인 욕설과 폭언, 여직원에 대한 성희롱뿐 아니라 남성 직원의 성기를 만지는 등 수위 높은 범죄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8월 테스트테크를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근로감독에서 노동관계법 위반 행위를 16건 적발해 7건을 형사입건하고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17일 밝혔다.
조사 결과 중간관리직들은 다수 근로자들에게 "아 xx 내가 이렇게 하라고 했지", "xx놈아", "내가 만만하니 xx" 등 상습적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직원들에게 휴일 특근도 강요했다. 여직원에게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는 휴대전화 녹음 각서 제출을 지시하기도 했다.
성희롱, 성추행도 빈번했다. 여성을 대상으로 "뚱뚱하면 여자로서 매력이 없다" 같은 외모 비하 발언을 비롯해 음담패설 등 언어적 성희롱도 있었다. 또 중간관리자가 여직원의 어깨를 주무르고 마우스 작업을 하는 여직원의 손에 자신의 손을 얹는 등 의도적인 신체적 접촉을 하고 남성 직원을 상대로 성기를 만지기도 했다.
고용부가 이 회사 본사 소속 근로자 135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7%가 직장내 괴롭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여성은 78.7%, 20대는 84.2%로 그 비율이 더 높았다.
하지만 사측은 이 같은 사실을 묵인했다. 고용부는 직장 내 괴롭힘과 직장 내 성희롱으로 입건, 조사 미실시 등 과태료로 각각 500만원을 부과하고 가해자 징계를 요구했다.
이 밖에도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총 3800만원의 임금을 체불하고 연장근로한도 위반, 배우자 출산휴가 미부여, 임신 중 여성 근로자에 대한 시간외 근로 등 다수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도 확인됐다.
고용부는 이 중 7건의 형사입건과 성희롱·괴롭힘 외 과태료 2100만원을 부과하는 등 행정적·사법적 조치를 완료했다. 재발방지를 위한 조직문화 개선 계획서도 제출받아 추후 이행 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청년 근로자 다수가 직장내 괴롭힘과 성희롱 피해를 겪었음에도 기초적인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산업현장에서 근로자의 인권과 노동권이 보호되도록 사업주의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대응하겠다"고 밝혔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