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달라진 투심… 이틀간 2조 ‘공격 매수’

      2023.09.17 18:11   수정 : 2023.09.17 18:11기사원문
기관 투자자들이 코스피시장에서 2조원어치 넘게 사들이며 지수를 2600선 위로 올려놨다. 그동안의 소극적인 대응과는 전혀 다른 공격적인 모습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형주에 매수세를 집중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 14일 1조2232억원 순매수에 이어 15일에도 1조682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틀 만에 2조2915억원어치에 달하는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증권사들이 1조9370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하며 분위기를 주도했고, 투신과 사모펀드도 1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보였다.

기관이 이틀 연속 1조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사들인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순매수 배경은 미국과 중국에서 연이어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4일에는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고, 15일에는 중국의 소비 및 생산 지표가 기대치를 웃돌면서 외국인은 대규모 선물 매수, 기관은 대규모 현물 순매수가 나타났다.


기관의 매수는 대형주에 몰렸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10위 가운데 8개 종목에 순매수가 이뤄진 점이 눈길을 끈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포스코(POSCO)홀딩스, 현대차, LG화학, 삼성SDI, 네이버가 기관 순매수 톱10에 올랐다.

코스닥 시총 1위인 에코프로도 500억원이 넘는 순매수가 유입되며 이틀간 기관 순매수 9위에 랭크됐고, 코스피 시총 12위인 KB금융은 426억원으로 10위를 차지했다.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기관의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삼성전자에만 9294억원의 순매수를 집중했고,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1762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틀 간 몰아친 순매수의 절반 가량을 이들 두 종목에 집중한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5거래일 연속, SK하이닉스는 6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향후 주가 상승 기대감을 높였다.

한화증권 박승영 연구원은 "올해 1·4분기와 2·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6000억원대까지 추락하면서 시가총액 비중이 20%나 되는 종목을 팔고, 다른 종목을 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며 "지금은 상황이 반전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3·4분기 6%, 4·4분기 9%를 지나 내년 1·4분기부터는 두 자릿수로 복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면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삼성전자를 위시한 반도체주의 비중을 채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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