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 소음 최소화, 최고 자부"..방산기술 무장한 한화오션 심장부
2023.09.18 16:20
수정 : 2023.09.18 16:20기사원문
【 시흥(경기)=홍요은 기자】 "함정의 핵심은 적에게 들키지 않는 '은밀성'이죠. 수중방사소음을 최소화해 위치를 노출하지 않는 최선의 기술을 구현합니다"
지난 15일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한화오션 시흥 R&D캠퍼스. 음향수조 실험실에는 물이 가득 채워진 대형 수영장에 모형 선박이 공기 방울을 내뿜고 있었다. 줄에 매달린 음향 센서들이 높낮이와 가로·세로 위치를 옮겨가며 다각도로 소음을 측정했다. 수중음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이원병 함정성능연구팀 책임은 "여기서 실제 환경과 비슷한 수중 환경을 만든 후 음파의 전파, 반사, 산란 등 특성을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방산 기술력의 정점 '음향수조'..국내 업체 중 유일
음향수조는 국내에서 한화오션만 보유한 방산 기술 설비다. 수중 음파를 이용해 대상 표적의 음향 특성을 분석한다. 지하1층에서 지상 2층까지 이어진 수조는 크기만 가로 23m, 세로 15m, 깊이 10m에 달한다.
지난 2018년 설립된 시흥 캠퍼스는 해양·방산 분야를 선도하는 대표 연구단지다. 특히 한화오션은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되는 2조원 중 45%에 해당하는 9000억을 방산분야에 과감히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강중규 한화오션 시흥 R&D센터 중앙연구원 원장은 "궁극적으로는 2040년에 매출 30조원 이상, 영업이익 5조원 이상의 회사로 변모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추진력 높이는 '공동수조'· 저항 성능 점검 '예인수조'
아울러 추진력과 소음을 점검하는 '공동수조'는 전 세계 상업용 수조 중 가장 크다. 물속 압력 변화에 따라 공동(cavitation)현상이 발생할 때 작전 성능과 생존성을 높이기 위한 평가를 진행하는 설비다. 공동현상은 선박 운항시 물의 속도 변화에 따라 압력이 낮아져 증기 기포가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실험장에는 아쿠아리움과 같은 유리 벽안에서 프로펠러 모형이 빠르게 회전하며 기포를 만들고 있었다. 이 모습을 유리 벽 밖에서 카메라가 실시간 촬영하며 분석했다.
정재권 성능평가팀 책임은 "공동현상으로 추진력이 떨어지고 충격에 프로펠러 날개가 부러질 수 있어 시험 연구를 진행한다"며 "총 3600t의 물을 순환시켜 최대 15㎧의 유속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한 '예인수조'도 세계 최대 규모다. 이 곳에서는 모형선을 물에 띄워 예인차로 끌며 선박의 저항·조종 성능을 시험한다. 길이 300m, 폭16m 크기로 담수량이 3만3600t에 달한다. 이장훈 성능평가팀 책임은 "지난 5년간 모형성 110척 이상의 시험에 성공했다"며 "최대 7m까지 수심을 조절할 수 있어 함정과 상선 등 맞춤식 시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시흥 R&D센터에서는 성능 연구에 쓰이는 모형 선박도 실제와 동일한 형상으로 직접 축소 제작한다. 향후 3D프린팅 기술을 확대해 연 35척 실증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