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행정인력 등 2900명 현장으로...남은 경찰행정 업무난도 우려

      2023.09.18 17:50   수정 : 2023.09.18 17: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경찰이 행정 인력 등 총 2900여명을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 현장직으로 재배치 한다. 잇따른 칼부림, 야외 성폭행 등 사고로 치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른 고육책이다. 현장 인력은 늘었지만 행정 인력이 줄어 행정부서 업무난이 예견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행정 인력 2900명 감축
경찰청은 관리업무 위주 부서를 통폐합해 총 2900여명 가량을 치안 현장으로 재배치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경찰청은 △생활안전국과 교통국을 생활안전교통국으로, 수사국과 사이버수사국을 수사국으로, 형사국과 과학수사관리관을 형사국으로 통합한다.
공공안녕정보국은 4개과를 3개과로 줄여 치안정보국으로 재편하고, 외사국도 3개과를 2개과로 줄여 국제협력기능을 전담하는 국제협력관 체제로 개편할 예정이다.

시도청도 본청의 조직 개편에 따라 기구를 축소하고 중복 업무를 통합해 총 28개과를 감축한다. 경찰관기동대 등 직할부대의 행정인력과 일선경찰서에 비해 업무량이 적은 부서의 인력을 감축하는 등 총 13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해 현장으로 재배치한다.

경찰서의 경우는 내근부서 근무자들의 업무부담이 적지 않은 것을 고려해 소규모로 운영되던 부서 등을 통폐합, 과장·계장 등 중간관리 인력 위주로 1500여명을 감축해 현장 대응인력으로 전환한다.

■행정 인력난 우려도
경찰은 행정부서 감축 인력을 범죄예방 활동에 집중적으로 활용키로 했다. 경찰청에서는 감축된 관리인력을 활용해 시도청 범죄예방대응과 소속으로 기동순찰대(28개대, 2600여명)를 운영할 계획이다. 기동순찰대는 전 시도청에 설치되며 △다중밀집장소 △공원·둘레길 등 범죄취약지에 집중 배치해 예방순찰 활동을 보다 강화한다. 신상정보등록대상자 관리와 같이 범죄예방을 위해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되는 분야에 대한 인력도 보강할 예정이다.

범죄예방과 대응 기능을 총괄하는 조직도 신설한다. 우선 경찰청에서 '범죄예방-지역경찰-112상황' 기능을 통합해 범죄예방과 대응을 총괄하는 범죄예방대응국을 신설하고 18개 시도청과 259개 경찰서에도 범죄예방대응과가 신설된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예방 부서와 대응 부서가 분리돼 유기적인 연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며 "이번 개편으로 범죄예방과 대응 관련 조직이 결합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으로 경찰력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선 반발이 나올 것으로도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지구대, 파출소 인원의 증원이 아닌 순찰대가 신설돼 업무량이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은 행정 인력들의 업무난도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최근 고연차 경감 등의 반발을 산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KICS) 감사 소식이 나오자 민관기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은 "조직 개편을 하려면 최소 6개월간의 직무 분석과 함께 각 기능의 의견 등을 취합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전혀 없었다"며 "애초에 부족한 치안 인력을 의경 등 충원 방식으로 해결하려던 것에서 인력 재분배 형태로 해결하려 하니 근본 대책이 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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