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주부가 '마약 밀수 알바'

필리핀에서 고액 아르바이트를 통해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필리핀에서 입국시 패스트트랙 제도를 이용하면 기내 수화물 검사를 받지 않는다는 허점을 노렸다.

19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브리핑을 통해 최근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로 한국 국적의 국내 유통총책 A씨 등 8명을 검거하고 이 중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고액 아르바이트생을 이용하여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하고 시중에 유통한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필리핀에 있는 밀수조직원(상선)은 건당 50만원에서 100만원 보수와 함께 항공권과 숙박권까지 제공하는 고액 아르바이트로 운반책을 모집했다.

운반책에는 40대 주부 등이 포함됐으며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고수익을 얻고자 했다"고 진술했다.

운반책들은 기내 수화물로 필로폰을 총 8회에 걸쳐 5830g을 국내로 밀반입했다. 특히 필리핀에서 입국시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기내 수화물 검사를 하지 않는다는 패스트 트랙 제도의 허점을 노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상선이 보낸 필로폰이 담겨 있는 해바라기씨 봉투 여러 개를 배낭에 담아 입국한 후, 지하철 물품 보관함 등에 해바라기씨 봉투를 가져다 두고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런 수법으로 밀반입된 필로폰을 수거해 지정된 장소에 다시 갖다 놓는 방식으로 다른 국내 유통책들에게 전달했다.

경찰은 이들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은신처 등에서 약 4만5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시가 약 40억5000만원 상당의 필로폰 1213g과 엑스터시 20정을 압수했다.

나머지 필로폰은 이미 국내로 유통된 것으로 보인다.

[e-mail] 주원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