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95달러 돌파..."사우디·러, 시장 확실히 장악"
2023.09.20 02:17
수정 : 2023.09.20 02:17기사원문
국제유가가 19일(이하 현지시간) 배럴당 95달러를 돌파했다. 올들어 처음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자발적 감산을 올해 말 까지로 연장하면서 국제유가는 이날로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이날 장중 배럴당 95.33달러까지 올랐다. 6월 이후 상승률만 30%에 육박한다.
이르면 이달 안에 배럴당 100달러를 찍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주 석유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유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을 결정했다면서 석유시장이 심각한 공급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5일 감산을 결정한 것은 국제 석유시장내 영향력을 확실하게 구축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을 장악해 고유가 흐름을 지속하겠다는 목표가 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노르웨이 SEB은행의 비얀 실드롭은 이번 감산으로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와 러시아가 석유시장에서 확실한 통제력을 확보했다면서 "현재 석유는 공급과 재고 모두 팍팍한 상태로...유가 하강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다"라고 말했다.
사우디 스스로도 이번 감산이 단순히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사우디 에너지장관인 압둘아지즈 빈살만 왕자는 18일 감산이 그저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가 석유 시장의 수급조절 안전판 역할을 하는 것이라면서 이번 감산은 IEA의 심각한 석유부족 우려와 달리 세계경제가 둔화되면서 석유공급이 넘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석유소비국들이 자금을 대 만든 IEA가 선진국들의 이익을 대변한다면서 왜곡된 시장전망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사우디 에너지장관의 이같은 항변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사우디가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야심찬 경제개발, 사회개혁에 필요한 돈을 확보하기 위해 고유가를 유지하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우디는 재생가능에너지가 확산되면서 화석연료가 퇴보해 사라지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올해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