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날라", 추석 앞두고 전통시장 화재 대비 어떻게
2023.09.21 06:00
수정 : 2023.09.21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추석 명절을 한 주 앞두고 다중이용시설인 전통시장 화재 예방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추석 연휴 동안 전통시장은 이용객이 증가하는 데다 상당부분 노후화된 시설이 많아 화재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어느때보다 철저한 화재 안전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소방 전문가들은 소화설비를 적절히 갖추고 소방차 진입로를 확보하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5년간 9~10월 서울 전통시장 화재 24건
21일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서울 전통시장 화재는 총 129건이며, 이 중 추석 명절이 낀 9~10월에는 24건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동안 음식물 조리 화재는 4962건이 발생했는데 9월(525건)과 10월(487건)에 가장 많았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추석 당시 서울 청량리 전통시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시장 점포 67개 중 9개와 인근 청과물시장 점포 150개 중 10개, 창고 1개 등이 소실됐다.
지난 2021년 9월에는 경북 영덕시장에 큰불이 나 78개 점포 중 48개 점포가 전소되고 30곳은 그을림 등의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소방 전문가들은 전통시장의 노후화된 시설을 언급하며 화재에 대비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세진 전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통시장에는 소화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소화기 정도만 확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라며 "노후화된 시설 탓에 전기시설 문제가 많은 것도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인 교수는 "전통시장은 체계적인 관리 감독보다는 상인 개개인의 성향으로 운영되곤 하는데 화재 대비만큼은 조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명절이 다가오다 보니 전통시장에 가연물이 많이 쌓인다. 건물마다 정확하게 구획 되어있지 않기도 해서 화재 발생 시 확산이 잘 된다"고 설명했다.
공 교수는 "도로 가운데에서 영업하는 노점상이 있고 골목이 좁은 것도 문제"라며 "소방차의 진입이 어려워지면 화재 발생 시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다. 소방차 진입로를 사전에 확보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전통시장 7개소 대상 안전점검 실시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재난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합동 안전 점검을 실시하는 등 대비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실시한 점검에선 대구 서문시장, 충남 보령시 중앙시장과 논산시 강경시장, 전남 목포시 청호시장, 여수시 수산시장 등 과거 화재발생 이력이 있거나 시설 노후화 등을 고려해 선정한 전통시장 총 7개소를 표본으로 실시했다.
이들 시장에 대해선 주요 구조부의 손상·균열·누수 등 결함 발생 여부, 누전차단기 등 전기시설의 정상 작동 여부, 가스차단기·경보기 정상 작동 여부 등을 살폈다.
특히 대구 서문시장과 관련해선 화재예방대책과 전기·가스·소방 등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노후소화기 및 노후전선 교체를 위해 필요한 소화기와 멀티탭을 기증했다.
정부는 지난 7월 전통시장 화재 예방 및 안전관리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전통시장에 설치된 아케이드(아치형 비가림 지붕)에는 난연재료 사용을 의무화하고, 기존에 설치된 샌드위치 패널도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로 교체하는 방안 등이 골자였다.
또한 전체 전통시장 1408곳 중 96곳(6.8%)에 불과한 화재예방강화지구도 늘려나가기로 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