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發 '범여권 빅텐트' 시동거나..조정훈 이어 文정부 인사 대거 영입

      2023.09.20 16:48   수정 : 2023.09.20 16: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힘, 범여권 發 빅텐트 본격 시동거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 발(發) 정계개편이 가시화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의 영입 공식화에 이어 문재인 정부 및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들을 대거 영입한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내년 총선을 겨냥해 외연 확장을 통한 중도층 끌어안기에 나서며 이른바 '범여권 빅텐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20일 국회에서 구 야권 출신인사들의 입당환영식을 갖고 영입인사 명단을 발표했다. 주로 문재인 정부에서 고위관료를 지냈거나 민주당 소속이었던 기초단체장 출신 인물이 입당해 이목을 끌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세청장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지냈던 김현준 전 청장과 제주경찰청장 출신 고기철 전 청장, 민주당 출신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 등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중 조광한 전 시장은 한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행정절차를 놓고 소송전을 펼친 악연이 있다.

21일에는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출신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의 입당이 예정돼 있다. 조 의원은 전날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과 합당을 논의 중"이라며 "변한 건 조정훈이 아닌 민주당"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영입으로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흡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는 영입된 인물로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이재명 대표의 부도덕성을 부각하면서, 결집하지 못했던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고 중도층을 끌어안겠다는 심산이다. 최근 김기현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한 데 이어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만나며 '범여권 빅텐트 구축'에 힘을 싣는 것도 이와 같은 결로 보인다.

민주당 출신 인사 대거 영입으로 적진분열-수도권 필승 교두보 마련

여기에 국민의힘은 당 안팎을 감싼 '수도권 위기론'을 정면돌파하기 위해 영입을 통한 '인물론'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이 서울 마포갑 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김 전 청장은 수원, 고 전 청장은 제주, 조 전 시장은 남양주를 무대로 내년 총선 출마 채비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를 포함한 수도권이 보수의 험지라고 평가받고 있는 만큼, 국민의힘은 인재영입을 통해 총선 승리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통한 실용적 정당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만큼, 향후 국민의힘 인재 영입 기조도 이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총선의 캐스팅보트인 중도층을 사로잡기 위한 범야권 인사와 2030 청년 및 여성 표심을 잡기 위한 인재 영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입당환영식에서 "국민을 위한 도전정신과 도덕성, 전문성과 국정 책임감을 갖춘 천하의 인재들을 모실 것"이라고 강조했고,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도덕성과 전문성, 지속적으로 국민들에게 좋은 평을 받는 인재들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역 의원과 영입 인물의 공천 문제에 대한 교통정리는 필요한 상황이다. 조 의원이 출마 의지를 드러낸 마포갑은 재선의 이용호 의원과 비례대표 최승재 의원이 당협위원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당협위원장 임명이 보류된 상황이다.
이와같이 현역 의원 또는 기존 당협위원장 있는 지역에 전략공천 형식으로 영입 인재가 임명될 경우, 당내 반발을 잠재우기 쉽지 않기에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당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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