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가슴 뛰는 도약이 기다린다

      2023.09.20 18:20   수정 : 2023.09.20 18:20기사원문
한국 경제에 우울한 소식이 들린다. 올해 6월까지 15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나다 7월 들어 간신히 소폭 흑자를 냈다. 경제성장률은 2% 선이 무너지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9월 위기설이 돌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과도한 빚과 부동산으로 인한 위기, 여기에 가계부채 위기도 터진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가장 큰 이유는 한국 경제가 전환기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전환기란 경제가 새로운 상황으로 이동하는 과도기를 말한다. 이 과도기를 한국 경제가 온몸으로 경험하고 있다.
그 영향이 경제위기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수출을 해야 먹고사는 나라다. 그래서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무척 중요하다. 지금까지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품질 대비 가격이 저렴한 가성비였다. 중국 기업들의 원가경쟁력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대응책이다. 그런데 이 경쟁력이 한계에 도달했다. 중국 기업들 역시 가성비 전략을 구사하면서 경쟁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당장 한국의 수출전선에 이상이 왔다. 조선업과 LCD산업처럼 무너지는 산업도 등장했다. 동시에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격감했다. 그동안 중국수출의 효자였던 중간재들을 중국 기업들도 생산하면서다. 그럼 한국 경제는 끝일까?

가슴 뛰게 하는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의 가성비 산업이 초일류산업으로 대체되고 있어서다. 반도체산업에서 시동이 걸렸다. 메모리반도체는 더 이상 최첨단이 아니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에 태클을 걸지 않았으면 얼마 못 가 무너질 산업이다. 이 위태한 산업에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시스템반도체산업으로의 진입 성공이 첫 번째다. 이 분야 최고봉인 대만의 TSMC가 움찔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도 선보였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추어 메모리 처리속도를 극대화한 반도체다. 기존 반도체 대비 5~6배 비싸다. 자동차 배터리의 최고급인 삼원계배터리에서 한국이 최상위다. 이 시장은 반도체보다 더 커질 것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도 빛이 보인다. 애플이 개발한 눈앞에서 화면을 봐도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 마이크로 OLED 분야에서 한국이 독보적이다. 차세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산업도 한국이 최상이다. 전기자동차와 더불어 이 시장이 폭발할 것이다. 조선업도 유사하다. LNG선 건조능력은 이미 글로벌 톱이다. 차세대 수소배터리나 암모니아 추진선 건조에서도 독보적이다. 전 세계가 친환경을 강조할수록 한국에 유리하다. 이들 기술을 중국이 따라오려면 한참 걸린다.

그럼 왜 무역은 엉망인가. 이들 시장이 더디게 열려서다. 2022년 기준 전기자동차 점유율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7.9%에 불과하다. 2025년이 돼야 30%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스템반도체도 마찬가지다. 현재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6%다. TSMC와 40%p 차이가 난다. HBM 시장은 지금 열리고 있다. OLED는 일찍 개발되었지만, 시장이 이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친환경선박 시장도 지금부터다. 다시 말해 한국의 초일류 산업들이 이제 열리고 있어 경제적 기여가 미미했다. 하지만 2025년 이후가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자동차 배터리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켤 것이다. 여기에 맞추어 전기자동차용 AI 반도체와 OLED 디스플레이산업도 포문을 열 것이다.
HBM 시장도 폭발할 것이다. 친환경 조선에서는 한국 기업의 지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초일류 세상으로 진입할 것이다. 조금만 참으며 과도기를 인내해보자.

■약력 △63세 △고려대 경영학과 △카이스트 경영과학과 석사 △카이스트 경영과학과 박사 △한국지식경영학회장 △한국중견기업학회장 △산업통상자원부 사업재편위원회 공동위원장 △정부혁신관리위원회 위원장 △한국장학재단 사외이사 △광운대 교수(현)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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