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금융권 수신 경쟁 불붙었는데 "명절 용돈 어디에 넣지?"
2023.09.28 11:30
수정 : 2023.09.28 11: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00조원대 은행채 만기가 올 연말에 돌아오면서 최근 2금융권을 중심으로 수신 경쟁이 다시 불붙는 분위기다. 은행권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4%대까지 올라오자 저축은행에서도 이를 의식해 금리 높이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외부 요인이 추세적인 경쟁 강화로 이어졌다면 올해는 은행 자체적인 자금 수요 증가라는 일시적인 요인이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수신고 비었는데" 저축은행, 예금금리도 4.5%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영업점, 인터넷뱅킹, 사이다뱅킹에서 판매하는 정기예금 금리를 0.4%p 인상한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기준금리가 동결된 상황을 감안하면 인상 폭이 큰 편이다. 이로써 SBI저축은행의 상품별 최고 금리는 기존 3.6~3.8%에서 4.0~4.2%가 됐다.
같은 날 DB저축은행도 모바일 전용 M-드림 빅(Dream Big) 파킹통장 보통예금 금리를 최고 4.0%로 올렸다. 별도 우대조건 없이 잔액구간별로 △5000만원 이하 4% △5000만원 초과~10억원 이하 1.5% △10억원 초과 0.5%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2금융권 수신 경쟁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반기 정기예금 만기가 대규모로 돌아오는 데다가 은행과 금리 차이가 줄어 예금자 이탈도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도 대형사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전반적으로 올라가는 분위기를 탔다"며 "금리가 매우 높지는 않지만 올라가는 조짐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이런 추이는 조금씩 감지되고 있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만기 12개월) 평균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19%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연 4.03%)와 비교해 0.16%p 높아졌다.
구체적으로 엠에스저축은행의 'e-정기예금' 금리가 연 4.55%(단리)로 가장 높았다. 동양·조흥·참저축은행의 비대면 정기예금 금리가 연 4.52%(단리)로 그 다음이었고 더블·스마트저축은행 상품이 연 4.51% 금리로 이를 바짝 쫓았다. 대형사 가운데서는 OK저축은행의 'OK e-안심앱플러스정기예금'과 페퍼저축은행의 '회전정기예금' 등이 연 4.41%로 가장 높은 금리를 제시했다.
은행도 최고 7% 적금 나와...예금 4%대 '목전'
은행권의 상황은 비교적 미온적이지만 역시 고금리 적금 상품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Sh수협은행은 우리 수산물을 사면 최고 7% 금리를 제공하는 'Sh수산물을 좋아海' 적금을 이달 출시, 앞서서는 최고 6% 금리의 'Sh어촌청년을 응원海 적금'도 선보였다. 우리은행도 최고 금리가 연 6%인 비대면 자유적금 'N일 적금'을 지난달 초 내놨다. BNK경남은행이 최근 출시한 초단기 적금 '오늘도 세이브 적금'도 최고 5.70%의 고금리를 자랑한다.
최고금리만 두고 보면 광주은행의 '광주은행제휴적금with유플러스닷컴', 우리은행의 '데일리 워킹 적금'과 '우리 사장님 활짝 핀 적금', KB국민은행의 '온국민 건강적금-골든라이프' 등 특판 상품이 연 10.0%대로 가장 높았다. 정기예금 상품 중에서는 전북은행 'JB 1·2·3 정기예금'(연 4.20%),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연 4.20%), 제주은행 J정기예금(연 4.10%) 등 금리가 비교적 높았다.
5대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금리도 4%대를 회복했다. 은행별로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과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 금리가 최고 연 4.05%로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3.98%까지 올라왔다. 또 연 3.95% 금리의 농협은행 'NH올원e예금'과 연 3.90%인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등 대부분 3%대 후반에서 상승하고 있다.
다만 상승 추이는 점진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수신 만기를 마주한 상황에서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지만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 시장이 막혔던 지난 연말만큼의 파격적인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어차피 현재 자금시장이 좋지 않아 돈이 갈 데가 없고 예금시장에 머무른다"며 "금융당국에서도 예금금리 올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타행과 예금금리 차이가 너무 많이 나면 급속도로 자금이 빠지니까 이것만은 막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