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고정금리, 연내 7% 돌파하나" 기준금리 동결에도 뛰는 시장금리
2023.09.21 16:23
수정 : 2023.09.21 16: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미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은행채 금리가 올라 국내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7%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은행채 1년물 금리도 8개월 만에 연 4%로 올라선 상태라 초우량채인 은행채 금리 상승 폭이 커질 경우 채권시장의 혼란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美 국채 상승에 연쇄반응...“국내 은행채 금리 오름세 부추길까”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90~6.41%로 지난 4월 말(3.76~5.86%)보다 상단이 0.55%p 뛰었다.
이는 주담대 고정형 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 5년물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0일 은행채(AAA·무보증) 5년물 금리는 지난 4월 말(3.941%)보다 0.518%p 상승한 연 4.459%를 기록해 약 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다.
문제는 미 연준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며 미국 국채 장기물 금리가 오르면서 이와 연동되는 은행채 5년물의 금리도 상승압력을 받아 이달 중 4.5%를 찍는 등 더 오를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은행채 5년물이 4.5%대를 넘어선 시점은 지난 2월 28일(4.50%), 3월 2일(4.56%), 이틀뿐이다.
최근 은행채 발행 물량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은행채 발행 규모는 전월보다 89.1%(3조7253억원) 늘어난 7조9053억원으로 집계됐다. 통상 채권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여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면 가격이 내리고 금리가 올라간다. 최근 은행들은 1년 전 레고랜드 사태의 영향으로 수신금리를 올리며 조달한 자금의 만기가 다가오자 은행채 발행으로 자금 유치에 나섰다.
■채권시장 과열 조짐에 금융당국 “은행채 발행 신중해야”
이같이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일각에서는 은행채 쏠림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9일 기준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 금리는 연 4.032%로 집계됐다.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18일 4.023%를 기록하면 약 8개월 만에 다시 연 4%대에 진입했다. 은행들이 지난달과 이달 각각 약 3조원 규모의 은행채를 순발행한 결과다.
국채, 지방채, 은행채와 함께 우량하다고 평가받는 한전채도 최근 발행량을 늘리고 있다. 한전은 은행채 순발행 국면에 3개월 만인 지난 11일 채권 발행을 재개했다. 올해 들어 이달 19일까지 발행된 한전채는 11조9900억원이다. 19일 기준 한전채(무보증·AA-) 3년물 금리는 4.641%로 집계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채, 한전채에 자금이 쏠리자 금융당국은 일부 시중은행을 상대로 채권 발행에 신중을 기하라고 지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우량채인 은행채 발행이 늘면, 비교적 신용 등급이 낮은 여전채 시장은 쪼그라들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만기가 짧은 전단채 발행을 늘리며 대응에 나선 상태다. 8월 기준 만기가 1년 미만인 카드사의 전단채 발행 금액은 4100억원으로 올 초(3600억원)보다 500억원 늘어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시장에서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서 발생한 조달금리 상승분이 주담대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최근의 채권시장에서 일어난 금리 상승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고 금융당국이 채권시장을 관리·감독하고 있는만큼 지난해와 같은 시장 불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