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구멍 뚫자'…재선 겨냥한 비례대표 의원들

      2023.09.23 06:01   수정 : 2023.09.25 10:10기사원문
4·15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무처가 제21대 국회의원들에게 지급될 배지를 공개하고 있다. 2020.4.1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22대 총선이 2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비례대표 의원 47명'의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대 총선 비례대표 국회의원 52명(승계 포함) 중 21대 국회에 지역구 의원으로 재입성한 경우는 5명에 불과할 정도로, 비례대표 의원들에게 재선은 바늘구멍 통과보다 어렵다.



비례로는 재선 의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의 앞에 놓인 재선의 길은 험난하다. 공천을 따내기 위한 당내 경쟁을 통과하고 총선 당일 전투에서 승리해야 다시 한번 국회 입성의 기회가 주어진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21대 국회 비례대표는 47명이다.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서 19명이 당선됐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비례대표 3명)이 합당하면서 국민의힘 소속 비례대표는 22명으로 늘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서 17명이, 민주당 계열로 분류되는 열린민주당에 3명이 당선됐다.

이 중 양정숙 의원과 윤미향 의원이 제명되면서 2명이 줄었고,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당선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조정훈 시대정신 의원이 제명되며 민주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은 16명으로 줄었다. 정의당은 5명의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했다.

이에 따라 비례대표 의원 구성은 국민의힘 22명, 민주당 16명, 정의당 5명, 기본소득당·시대정신 각 1명 무소속 2명으로 모두 47명이다.

지난 20대 총선 비례대표 국회의원 52명(승계 포함) 가운데 21대 국회에 재입성한 의원은 5명이다. 이중 지역구 의원으로 재선에 성공한 의원은 4명이다. 21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의원의 생존은 약 8%~10% 수준인 셈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임이자 의원(경북 상주·문경)이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에서는 송옥주(경기 화성시갑), 정춘숙(경기 용인시병), 이재정(경기 안양동을) 등 3명이 지역구 의원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태규 의원은 20대에 이어 21대에서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재선 기회조차 갖기 쉽지 않았다. 대부분이 컷오프당하거나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재선에 성공한 임이자 의원을 비롯해 전희경(인천 동미추홀갑), 김현아(경기 고양정) 등 3명만 경선을 통과해 총선에 출마했다. 민주당에서는 재선에 성공한 3명 외에 박경미 전 의원이 서초을에서 공천받아 4명만이 재도전 기회를 얻었다.

비례대표 의원들의 재선 도전이 쉽지 않은 이유는 이들이 한 차례 당으로부터 혜택을 받았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재입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자신이 출마할 지역구를 찾는 것이 이들에게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국민의힘에서는 노용호(강원 춘천갑), 윤창현(대전 동구), 전주혜(서울 강동갑), 조수진(서울 양천갑), 정운천(전북 전주을) 등이 당협위원장에 임명돼 지역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서정숙 의원(경기 용인병), 최승재 의원(서울 마포갑), 최영희 의원(경기 의정부갑) 등의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 공모에 도전장을 냈으나 임명되지 못했다.

최근 국민의힘 합류를 선언한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는 서울 마포갑 출마를 공식화 했다. 최승재 의원은 최근 이 지역에 사무실을 내고 출마의지를 더하고 있다.

이용 의원은 최종윤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경기 하남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허은아 의원은 동대문을 지역을 다지고 있다. 조명희 의원은 대구 동구(강대식), 한무경 의원은 대구 중남구(임병헌) 등에서 현역 의원과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인천 출신인 박대수 의원은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는 권인숙 의원은 경기 용인갑, 양경숙 의원은 전북 전주을, 이수진 의원은 서울 서대문갑, 전용기 의원은 경기 화성동탄, 최혜영 의원은 경기 안성 등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김병주 의원은 경기 남양주을(김한정 의원), 김의겸 의원은 전북 군산(신영대), 양이원영 의원은 경기 광명을(양기대), 유정주 의원은 경기 부천정(서영석) 등에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대표가 자신의 출마 지역을 확정하더라도 공천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정치권 쇄신 바람과 당내 권력구조에 따라 이들의 운명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각 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지역의 경우 전략공천으로 인해 언제든 인물교체가 일어날 수 있다.

한편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들은 일찌감치 차기 총선 준비에 나섰다.
강은미 의원은 광주 서구을, 배진교 의원은 인천 남동을, 장혜영 의원은 서울 마포을, 류호정 의원은 성남 분당갑 출마를 노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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