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공기 '게양 금지' 됐는데..항저우 곳곳서 버젓이 '펄럭'

      2023.09.24 08:19   수정 : 2023.09.24 08: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핑 문제로 올림픽을 제외한 국제대회에서 국기 게양이 금지된 ‘북한 선수단’이 지난 23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인공기를 앞세워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7번째로 등장한 북한은 복싱 방철미와 사격 박명원이 인공기를 들고 선수단을 이끌었다. 뒤를 따르는 북한 선수들의 손에도 인공기가 들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공식 개막하기 전부터 북한 선수단은 인공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22일 항저우 선수촌에서 열린 공식 입촌식 행사에서는 브루나이, 캄보디아 등 다른 나라 국기들과 함께 북한의 인공기가 게양됐다.

그러나 이는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의 규정을 위반한 행동이다. WADA는 2021년 10월 북한 반도핑기구가 국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림픽·패럴림픽을 제외한 국제대회에서 북한 국기의 게양을 금지했다.

WADA의 제재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외부 감시단이 북한 반도핑 기관을 시찰하는 등 시정조치가 필요하지만, 북한이 코로나를 이유로 국경을 봉쇄하면서 그간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로 인해 지난 8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국제태권도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북한의 인공기 게양이 금지됐고, 주최 측은 모든 참가국의 국기를 게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개막식 전부터 인공기가 대회 곳곳에서 게양됐다. 지난 21일 북한과 대만의 남자 축구 경기에 이어 이날 북한과 일본의 탁구 남자단체 경기장에도 인공기가 게양됐다.

WADA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등 항저우 아시안게임 주최 측에 인공기 게양 관련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WADA 측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우리의 조치가 존중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되는 경우 관련 단체들과 접촉하고, 시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그 결과를 이행하지 않는 단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계속해서 세계반도핑규약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모든 국제연맹과 아시아올림픽평의회와 같은 주요 행사 기구들은 북한의 규약 불이행의 결과에 대해 통보받고 있다”고 했다.


인공기 게양이 이뤄지는 배경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혈맹인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 북한이 5년 만에 종합 국제대회에 복귀한 상황 등이 고려된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러시아도 과거 북한과 비슷한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국가 차원의 도핑 위반이 드러나 러시아 국기를 달고는 국제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는 징계를 받았다. 러시아 선수들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라는 국명 대신 ‘러시아출신올림픽선수(OAR)’로, 2020도쿄올림픽과 2022베이징동계올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