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총리, 젤렌스키에 ‘다시는 폴란드人 모독 말라’ 경고
2023.09.24 14:52
수정 : 2023.09.24 14: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폴란드가 무기 제공 중단에 이어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경고까지 날리면서 두나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NN과 알자지라 등 외신은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젤렌스키 대통령이 곡물 수출 문제를 놓고 발언을 한 것에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다시는 폴란드인들을 모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지난 22일 정치 집회에서 젤렌스키의 유엔 총회 연설 내용을 겨냥하면서 이같이 경고하면서 “폴란드인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게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폴란드 이름을 지키는 것은 나의 임무이자 명예, 정부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연설에서 폴란드를 비롯한 일부 동유럽 국가들이 곡물 수출 문제를 정치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흑해를 통한 곡물 해상 수송에 차질이 생기자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주요 육상 수송 통로가 됐다.
EU 일부 회원국들이 자국의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값이 상대적으로 싼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을 금지해오다가 지난주에 해제했지만 폴란드와 헝가리, 슬로바키아는 구매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우크라이나가 반발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유럽연합(EU) 우방들이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것은 러시아를 도와주는 격일 뿐만 아니라 일부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와 마치 연대를 하는 것처럼 가장해왔다고 말해 폴란드측을 자극시켰다.
폴란드 정부는 바르샤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했으며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고 대신 자국의 방위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폴란드는 현대화된 무기로 무장을 하는 중이어서 더 이상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모라비에츠키 총리의 강경한 발언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강력한 동맹이었던 두나라 사이의 균열이 심화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강경하게 나가고 있는 것과 달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발언이 잘못 해석된 것 같다며 곡물 문제로 빚은 두나라 사이 갈등 해소에 나섰다.
그는 곡물을 둘러싼 마칠이 두나라 관계에 중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믿지않는다며 양국이 직접 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