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인 줄 알았는데 호프집 직원”...14년 만난 연인 살해한 50대男
2023.09.25 07:20
수정 : 2023.09.25 07:20기사원문
24일 수원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박정호)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남성 A씨(51)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했다.
A씨는 2022년 12월 새벽, 잠이 든 여자친구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숨진 여자친구와 2008년께부터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던 사이였다.
문제의 발단은 여자친구의 직업이었다. A씨는 자신과 14년간 교제하던 여자친구가 동사무소와 시청에서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을 하는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여자친구가 사실 호프집에서 남성 손님들의 술시중을 드는 일을 했다는 것을 알게되자 A씨는 분노와 배신감을 느꼈다.
이후 A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이 문제로 말다툼을 했고, 여자친구가 잠이 들자 A씨는 여자친구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A씨는 “여자친구로부터 종교적인 얘기를 들은 후 환각과 환청이 들렸다”며 “사건 범행 당시 여자친구가 자신을 해하려하는 무리와 함께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에 공포감에 질린 상태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라는 환청을 듣고 살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방법, 정신감정 결과에 비추어봤을 때 범행 당시 A씨가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누워있는 피해자를 수 차례 강하게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는 점에서 살해 고의가 매우 확정적”이라면서 “인간의 생명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존귀한 가치를 침해하는 것은 어떤 방법으로도 회복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고 판시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