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운명의 날..박근혜·이재용 섰던 '321호 법정'서 심사

      2023.09.26 07:23   수정 : 2023.09.26 07: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 서게 된다. 이곳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거물급 인사들의 명운이 갈렸던 곳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뇌물) 등 혐의로 영장 실질 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 출석한다.

그는 이곳에서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를 향해 검찰 수사의 부당성과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호소할 예정이다.

321호 법정은 '국정농단 사태'로 수사 받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30일 약 9시간에 걸친 영장 심사를 받았던 곳이다.


그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으러 법원에 출석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박 전 대통령 이전에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구속된 바 있지만 1997년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제도가 도입되기 전이라 서면 심리를 받았다.

당시 법원은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이 인정된다"라며 다음날 새벽 3시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등도 이 법정에서 국정농단 관련 혐의로 영장심사를 받았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은 발부됐으나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2019년 1월 이 법정에서 영장 심사를 받고 구속됐다. 이는 사법부 수장 출신이 구속 수감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2020년 '삼성 합병·승계 의혹'으로 321호 법정에서 영장심사를 받았다. 당시 법원은 8시간30분의 심문 끝에 "구속할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라며 영장을 기각했다.

입시 비리 등 혐의를 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도 321호 법정을 거쳐 구속됐다.

한편 지난달 31일 국정 쇄신 등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시작한 이 대표는 지난 23일 의료진 권고에 단식을 멈추고 회복 치료에 들어갔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지난 25일 국회 브리핑에서 "구급차 탑승이나 휠체어 이동 등 이 대표의 출석 방법은 의료진과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 발부 여부는 26일 밤이나 27일 새벽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절차에 따르면 이 대표는 법원 심문 후 서울구치소에서 심사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이 대표는 대기 중이던 구치소에 그대로 수감되며 영장이 기각되면 병원으로 다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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