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 통증' 방치했다가 관절 마모될 수도…어떤 질환?
2023.09.30 06:00
수정 : 2023.09.30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걷기 좋은 계절이다. 그런데 걷다가 발등이 아프거나 발 앞쪽이 저릿한 증상이 느껴진다면 '이 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미국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 2~4%가 무지외반증을 겪는다.
발등 아픈 '무지외반증'
무지외반증인데 엄지발가락이 아닌 발등이 아픈 이유는 무엇일까.
발가락뼈의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발가락뼈 중에서는 엄지의 뼈가 가장 두껍다. 그래서 걸을 때 엄지에 하중이 많이 실린다. 무지외반증 탓에 뼈가 돌아가 있으면 엄지에 실려야 할 하중이 검지, 중지발가락에 실리게 된다. 이 때 발 앞쪽 전체가 뻐근하고 저릿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조 원장은 "무지외반증이 있어서 발볼이 넓어지면 신발을 신었을 때 발가락 사이사이에 지나가는 신경이 눌리는 자간신경종이 동반된다"며 "또 발의 축이 무너지면서 관절에 무리가 가 발등에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심하지 않으면 교정기 착용
무지외반증은 심하지 않으면 발가락 사이에 교정기를 착용하는 보조적 치료를 시행한다. 교정기를 사용한다고 해서 돌아간 뼈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건 아니고, 돌출된 부위를 평행하게 만들어 통증을 줄이는 목적이다. 발볼이 넓은 신발을 신어서 발이 꽉 끼지 않게 하는 방법도 있다. 만약 이러한 방법으로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으면 수술이 필요하다.
조 원장은 "무지외반증 수술은 뼈의 각도를 정상화시키는 수술로, 튀어나온 부분만 깎는 게 아닌 재발이 안 되도록 뼈를 안쪽으로 틀어서 교정하는 교정절골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교정절골술 시 뼈 전체 축을 따라 다 교정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 10~12cm를 절개해야 했다. 뼈를 완전히 드러내는 상태에서 교정한 것이다. 이렇게 수술할 경우 뼈 모양 자체는 교정이 잘 되지만 수술 후 통증과 부기가 심하고 피부 손상이 컸다. 뼈가 붙는 속도가 느려 회복기간이 긴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수술 효과는 높이면서 환자가 수술 후 겪는 통증을 줄이도록 관절 내시경 수술을 시행한다.
조 원장은 "관절을 최소로 절개하기 때문에 피부 등 손상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고 말했다.
엄지발가락 부위 1cm와 나사와 핀이 들어갈 부위 1cm 두 곳만 절개해 수술을 진행한다. 절개 부위가 1cm 크기 두 곳 뿐이라 통증이 적기 때문에, 수술 후 2주부터 무지보행이 가능하며 4주째부터는 어느 정도 자유로운 보행이 가능하다.
수술, 통증 심할 때 해야 만족도 높아
조 원장은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무지외반증 치료를 미루는 사람이 많지만, 무지외반증은 계속 진행되는 질환"이라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다른 발가락의 부담이 커져 퇴행성관절염, 지간신경종 등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를 받길 권한다"고 말했다.
다만 모양만 휘었을 뿐 별다른 증상 없을 때의 수술은 과잉진료라는 게 조준 원장의 설명이다. 엄지·검지·중지발가락이나 발등에 통증이 있을 때 수술해야 만족도가 높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