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란' 송중기 "미치도록 궁금합니다”

      2023.09.26 18:16   수정 : 2023.09.27 09: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치도록 궁금합니다.”

배우 송중기가 영화 ‘화란’ 개봉을 앞두고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올해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된 ‘화란’은 계부의 폭력에 시달리는 소년 '연규'(홍사빈 분)가 조직에 발을 들이게 되는 이야기로 송중기는 이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연기했다.

신인 김창훈 감독의 저예산 데뷔작에 노개런티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송중기는 다음달 11일 개봉을 앞두고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칸에서는 유럽 쪽 영화 관계자들이 좋아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며 “반면 한국 관객은 어떤 피드백을 줄지, 겁나지는 않는데, 그저 미치도록 궁금하다”고 심경을 비교했다.

■ 새로운 작품에 대한 갈증 중에 만난 ‘화란’

“(화란의 투자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에서 제안한 대본을 거절하는 자리였어요. ‘그럼, 어떤 영화를 해보고 싶냐’고 묻길래 정말 깊고 어두운 영화를 해보고 싶다고 했죠.” 그렇게 읽어보라고 건네받은 시나리오가 바로 ‘화란’이었다.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가 떠올랐고, 좋아하는 영화 '무뢰한'의 느낌도 받았다.

“‘무뢰한’을 아주 좋아해서 열 번 넘게 봤는데 마침 ‘화란’의 제작사가 '무뢰한'을 제작한 사나이픽쳐스라서 더 신뢰가 갔죠. 게다가 ‘무뢰한’도 칸의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됐더라고요. 같은 부문에 초청돼 더 좋았죠.”

칸 초청에 대해서는 “진짜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고 했다.
“헝가리에서 (넷플릭스 작품) ‘로기완’을 찍고 있는데, 한국 기준 새벽 5시에 전화가 왔죠. 너무 기쁜 나머지 촬영에 집중이 잘 안 되더라고요. 상대 배우에게 ‘나 칸 간다’고 자랑할 정도로 들떠 있었죠.”

‘무뢰한’의 어떤 점이 좋았을까? 송중기는 “극중 김남길이 전도연을 좋아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모호한 그 양가 감정이 좋았는데, ‘화란’에서 치건이 연규를 도와주는지 망쳐놓는지 헛갈린다는 점에서 두 영화가 맞닿아있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남자들 간 멜로처럼 관계성만 갖고 가는 영화라서 좋았습니다. 당시 출연 제안이 들어왔던 대본이 다 비슷비슷하다던 느낌이 들던 차에 ‘화란’은 기존 문법과 달랐고 신선했죠. 뭔가 찐득하고 마치 바닥에 껌이 붙어서 안 떨어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화란’의 치건은 송중기 필모그래피 중에서 가장 어둡고 무거운 역할이기도 하다. 그는 “배우 송중기가 안해 본 장르라서 해보고 싶었다”며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돼 감사하고, 이젠 투자한 분들이 손해 보지 않게 힘을 보태고 싶다. 개런티는 안 받았지만, 그 어떤 작품보다 책임감이 많이 생기는 작품”이라고 부연했다.

■ 홍사빈보다 송중기가 더 눈이 띈다고? "안되는데..."

송중기는 이날 연규 역할의 신인 홍사빈보다 치건이 더 눈에 왔다는 한 기자의 지적에 “그러면 안 되는데”라며 난색을 표했다. 송중기의 연기가 뛰어났다는 의미라는 부연 설명에 그는 “사빈은 신인배우고 저는 인지도가 높으니까 주객이 전도될까봐 우려했다”며 기획 당시를 떠올렸다.



“연규 중심으로 플롯이 흘러가야 하고, 치건의 영화가 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무게중심이 이동되지 않게, 홍사빈의 액션에 리액션만 하자고 다짐했다. 그는 "영화를 어떻게 보는지는 관객의 취향이나 (배우로서) 저는 그렇게 안보이려고 조심했다"며 "내가 출연함으로써 관객을 고려한 장면(상업적 요소)이 들어갈까 봐 개런티를 안 받기로 한 것”이라며 이 작품의 원래 색깔이 톱스타인 자신의 출연으로 변색되지 않기를 바랐음을 거듭 강조했다.

‘화란’의 영어 제목은 호프리스(hopeless 절망적인)이다. 어둠의 세계에 발을 들인 소년의 미래가 밝을 리가 없다.

송중기는 “시나리오를 읽고 어른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었다”며 “(내가 연기한) 치건 역시 비겁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어른이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하냐는 물음에는 “책임질줄 아는 어른”이라며 "리더일수록 비겁하면 구성원이 힘들다고 본다”고 답했다.

홍사빈은 치건에 대해 유일하게 자신을 놓아주려고 했던 어른이라고 해석했다고 하자 송중기는 “그건 사빈씨의 의견이다. 존중하다. 하지만 제가 보이게 치건은 연규를 도와주지 못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화란'은 송중기 소속사인 하이지음스튜디오가 공동 제작사로 이름을 올렸다. 송중기는 "한재덕 대표가 개런티 대신에 이름을 올려주셨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연출에 뜻은 없는데, 작품 기획과 제작에는 관심이 많다"며 "소속사가 제작도 하는데 창립작품이 드라마 '스타트업'이다. 저도 구성원이 돼 기획하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
현재 같이 기획하는 작품이 있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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