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박사' '1947' '거미집'...세대별 추석영화 선호도는?
2023.09.28 06:00
수정 : 2023.09.28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6일간 이어지는 추석연휴가 시작됐다. 추석 연휴을 겨냥해 세 편의 한국영화가 각축전을 벌인다.
강동원 허준호 이솜 이동휘 주연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과 하정우 임시완이 주연한 ‘1947 보스톤’ 그리고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크리스탈 주연의 ‘거미집’이 27일 동시 개봉했다.
우선 관객들의 선호도를 가늠할 수 있는 실시간 예매율을 살펴보면, 27일 오후 10시 기준 ‘천박사’가 32.8%로 선두를 달린다. 2위는 ‘1947 보스톤’(19.3%)이고 3위는 ‘거미집’(13.1%)이다.
CJ CGV에서 세 영화의 여성 및 연령 비율을 살펴보면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영화는 강동원의 ‘천박사’(66.9%)다. 이어 송강호를 비롯해 임수정 전여빈 크리스탈처럼 젊은 여배우가 다수 출연하는 ‘거미집’이 60.1%로 2위다. ‘1947 보스톤’은 여성 비율이 58.1%다.
20대 선호도가 가장 높은 작품은 무엇일까? ‘거미집’이다. 21.6%로 ‘천박사’의 21.2%보다 소폭 높다. ‘1947 보스톤’이 16.1%로 가장 낮다.
‘천박사’는 30대(29.4%)와 40대(27.4%)의 비중이 가장 높은데, 도합 56.8%로 절반을 훌쩍 넘겼다. 50대(20.4%)보다는 20대(21.2%) 선호도가 살짝 높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이 연출한 ‘1947 보스톤’은 4050대의 선호도가 높다. 40대가 30.8%고 50대가 27.2%로 도합 58%다. 이어 30대가 23.2%, 20대가 16.1%다.
'거미집'은 30~50대의 비율이 고른 편이다. 30대가 28.8%로 가장 높고 이어 40대 24.8%, 50대 23.1%다. 20대는 21.6%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 20%대를 유지하면서 전 연령대 고른 선호도를 보였다.
‘천박사’와 '1947 보스톤‘은 12세 관람가고 러닝타임은 98분과 108분으로 2시간이 안 된다. ’거미집‘은 15세 관람가에 132분이다.
■ '천박사' '1947 보스톤' '거미집' 어떤 영화?
‘천박사’는 코미디와 호러, 판타지, 액션이 뒤섞인 오락영화다. 줄거리는 사기꾼처럼 보이는 퇴마사 ‘천박사’(강동원)가 어느 날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기생충’을 패러디한 초반부, 블랙핑크 지수가 영험한 무당(박정민 분)이 모시는 선녀로 특별출연하는 등 곳곳에 재밌는 요소가 있다. 천박사 강동원과 파트너 이동휘의 티키타카를 중심으로 코믹하게 시작하나 갈수록 웃음기가 사라진다. 인간의 영력을 사냥하는 악귀 ‘범천’(허준호)과의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지면서 호러와 판타지, 액션이 뒤섞인 퇴마물로 거듭난다.
반면 ‘1947 보스톤’은 담백하게 그려낸 실존 인물의 감동 실화다. 일제강점기 일장기를 달고 베를린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가 육성한 '제2의 손기정' 서윤복이 1947년 제51회 보스턴마라톤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하여 신기록을 세운 이야기다. 호주 멜버른을 중심으로 구현된 보스턴마라톤대회는 그날의 영광을 사실감 있게 재현하며 손기정, 서윤복, 남승룡의 이름을 기억하게 만든다. 선후배 사이인 손기정과 남승룡이 티격태격하고 서윤복이 불우한 가정사를 딛고 마라토너가 되기까지 여정을 그린 전반부보다 이들이 덜컥거리는 비행기를 몇 번이나 갈아타고 미국에 도착해 예상치 못한 난관을 극복하고 극적 드라마를 써내려가는 후반부가 더 흥미롭다.
'거미집'은 다 찍은 영화의 결말을 바꿔 걸작을 만들고 싶은 중견감독 김열(송강호 분)이 악조건 속에서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을 완성해내는 과정을 앙상블 코미디로 그렸다. 배우들의 연기와 1970년대 영화 현장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미장센을 중시하는 김지운 감독의 작품답게 시각적 즐거움도 있다. 현실과 이상이 충돌하는 영화 촬영장은 컬러로, 영화 속 영화는 흑백으로 찍었다. 흑백 장면을 위해 당시 실제로 쓰이던 텅스텐 조명을 사용했으며 배우들은 극중극 장면에선 한국영화를 '방화'라 칭하던 시절, 그때의 과장된 연기와 말투로 연기를 한다. 장르는 그야말로 짬뽕이다. 극중극이 치정과 멜로, 호러에 재난, 괴기물까지 오가는 복수극이라면 촬영 현장은 좌충우돌 그 자체로 짠하고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는 블랙코미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