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번이 실패 국민연금 개혁, 이번엔 성공?…'더 내고 늦게 받나'
2023.09.29 09:33
수정 : 2023.09.29 09: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번번이 실패했던 국민연금 개혁, 이번에는 이뤄질 수 있을까. 정부가 다음달 국민연금 개혁안을 공개할 예정인데, 현행 9%인 보험료율을 얼마나 올리지, 수급 개시 연령을 몇살로 올라갈지 관심사다. 노후 보장성 강화를 의미하는 소득대체율도 인상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 내고 68세부터 받아라?…불만 폭주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국민연금 개혁안이 담긴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10월까지 국회에 제출한다.
복지부는 종합운영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복지부 산하 전문가 자문기구인 재정계산위원회의 국민연금 개혁 보고서를 반영하게 된다.
재정계산위가 앞서 지난 1일 발표한 보고서는 '더 내고, 똑같이 받고, 더 늦게 받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구체적으로 △보험료율(현행 9%) 12%, 15%, 18%로 단계적 인상 △연금 지급 개시 연령(2033년 기준 65세) 단계적으로 68세까지 상향 △연평균 기금투자 수익률(현재 4.5% 수준 전망) 0.5%p 또는 1%p 높이는 안 등을 조합한 18가지 시나리오가 담겼다.
재정계산위는 이 가운데 '보험료율 15%인상·지급개시연령 68세 상향·기금투자수익률 1%p 제고' 방안을 최선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더 내고 늦게 받으라'는 내용에 일부 시민들은 "이럴거면 냈던 돈 돌려주고 국민연금 없애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후 보장성 강화를 의미하는 '소득대체율' 부분이 빠진 것도 불만 지점이다. 소득대체율은 연금가입 기간의 평균 소득 대비 받게 될 연금액의 비율로, 올해 42.5%, 2028년엔 40%로 낮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다음달 낼 개혁안에는 소득대체율 인상까지 담길지 관심사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 2일 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세대간 형평성, 노후 소득보장이라는 세 가지 목표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재차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긴 해야하는데…"쉽지 않은 국민연금 개혁
국민연금 개혁은 1988년 제도 도입 후 1998년, 2007년 두 차례만 제도 개혁이 이뤄지고 직전 정부에서도 결국 실패했을 정도로 쉽지 않은 개혁과제다. 사실상 전 국민이 당사자여서 보험료율 인상이나 수급연령 조정 등 민감한 부분에서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재정계산위가 구체적인 안을 내놓아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정부의 개혁안 마련도 비교적 수월하겠지만, 현재로선 이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 정부에선 단일안이 아닌 4개 안을 병렬적으로 제시한 개혁안을 내놓았다가 결국 개혁이 흐지부지된 바 있다. 이번에도 복수안을 제시할 경우 개혁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올 수 있다.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도 변수다. 국민연금 개혁은 가뜩이나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은데 '더 받기' 없이 '더 내기'만 있는 개혁안을 총선 코 앞에 내놓기는 큰 부담이다. 일각에선 이번에도 결국 연금개혁이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