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아트센터, 딸랏 노이 감성 벽화까지
2023.09.30 14:00
수정 : 2023.09.30 14:00기사원문
방콕 여행 셋째날의 테마는 '문화와 감성, 자연이 있는 투어'였다. 아침겸 점심으로 방콕 시내에 있는 쇼핑센터인 MBK 센터에 있는 태국 음식점 '반쿤매'에 갔다. 외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태국 요리점이었다.
문화와 예술이 있는 방콕 예술문화센터(BACC)
배를 채우고 MBK 센터 바로 옆에 위치한 방콕 예술문화센터(BACC)로 걸음을 옮겼다. 문화부 기자 당시 국제갤러리에서 개최한 태국 예술가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의 개인전을 간적이 있었는데 태국 예술가들 독특한 감성에 놀랐던 적이 있다. 캔버스에 청바지를 덧데고 불을 사용해 그을림과 뜨거움을 표현한 독특한 작품이었다. 입장료도 무료였고, 생각해보니 방콕에서 갤러리나 미술관에 간 적도 없어서 태국 예술의 맛도 볼수 있겠다 싶었다.
BACC에 간 날은 광복절 다음날이었다. BACC는 하얀색 벽면을 한 건물이 나선형을 이루며 올라가는 구조였는데 구조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과 비슷했다. 층 별로 다양한 주제의 전시 작품을 볼 수 있었다.
낮은 층에서는 학생들과 작가들이 함께 참여해 바다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을 전시해 놓고 있었다. 그 다음 층에서는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워홀의 작품을 재해석한 듯한 다양한 작품을 볼수 있었다. 전시를 보는 중에 한 무리의 태국 고등학생들이 현장 학습을 나와 작품을 보며 여러 가지 메모를 하기도 했다.
미디어 아트 전시를 하는 곳에 소감 등을 포스트잇으로 남기는 공간이 있었고, 스티커 사진을 찍는 곳도 있었다. 동물이나 다양한 사물을 디테일하게 재현해 파는 아이스크림 가게(icedea)가 있었는데 모양이 신기해 하나를 사서 먹어봤다.
방콕 속의 작은 자연 산책로, 메트로 포레스트
BACC를 나와 다음 목적지인 'PTT 메트로 포레스트'로 향했다. 도시보다 녹지를 좋아하는 필자를 위해 동행이 추천해준 장소였다. 택시로 MBK 센터에서 택시로 약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가면서 위치를 확인해 보니 방콕 시내보다는 수완나폼 공항과 매우 가까운 곳이었다.
PTT는 태국 최대의 석유관련 국영 기업으로 생태재생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해당 공간을 조성했다고 한다. 버려진 땅에 나무를 심고, 산책로를 조성해 만든 곳이라고 한다. 약 280종 이상의 나무 6만 그루가 심어졌다고 한다.
별도의 입장료는 없었고, 입장 시에 간단하게 개인 정보를 적는 곳이 있었다. 방콕에서 꽤 먼거리를 온 것 치고는 큰 볼거리는 없었다. 나무들 사이에 조성된 길을 따라 산책을 하고, 작은 물가를 보고, 전망대에 올라가 사진을 몇장 찍는 정도였다. 전망대에서는 저 멀리로 수완나폼 공항이 보였다.
방콕 시내에서 먼 거리를 달려 온 것 치고는 볼거리가 적었고, 수완나폼 공항에 내려 아주 할일이 없다면 시내로 가기 전에 잠깐 들리는 정도면 충분할 듯 싶었다. 방콕에서 자연을 즐기려면 짜오프라야 강 건너에 있는 '방끄라짜오'가 훨씬 더 좋을 듯 싶었다.
택시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 운전기사 아저씨도 "몇몇 관광객들이 PPT 메트로 포레스트를 찾아 오는데 사실 별로 볼 것이 없어 다 후회하고 간다"고 위로해 주셨다.
감성 넘치는 '딸랏 노이' 벽화 거리
돌아갈 때는 택시비를 아끼기 위해 근처 지하철 역으로 이동한 뒤 다시 지하철 역에서 모터 바이크를 타고 '딸랏 노이' 벽화 거리를 찾았다. 딸랏 노이는 작은 시장이라는 뜻이다.
방콕 여행 중 동행했던 보우의 추천으로 알게된 곳으로 아기자기하고 감성 넘치는 벽화에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몇몇 벽화 거리를 가봤지만 이국적인 동네의 풍경과 색다른 그림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곳은 차이나타운 남쪽의 짜오프라야 강 변에 형성된 작은 마을로 방콕 건설 초창기인 200년 전부터 중국 상인들이 정착해 생활하고 있다.
골목 골목을 돌며 사진을 찍다가 잠시 쉬기 위해 '홍시앙꽁'이라는 카페에 들렸다. 골동품 가게와 카페를 합친듯한 초대형 카페였다. 커피와 디저트 가격은 좀 비싼 편이었지만 카페 내부에 마련된 다양한 골동품과 옛 태국의 유물들을 볼 수 있었다. 또 야외에 마련된 좌석은 짜오프라야 강변 바로 앞에 위치해 강 건너로 전날 갔던 '아이콘 시암'이 한 눈에 들어왔다. 방콕에서 갔던 카페 중에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 뒤 저녁을 먹기 위해 짜오프라야 강변에 위치한 바인 '하울러 바&그릴'이란 식당에 갔다. 강가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는데 강 건너로 '아이콘 시암'과 다양한 방콕의 건물이 만들어 내는 야경을 볼 수 있었다.
칵테일과 몇몇 안주를 시켜 놓고 방콕의 야경과 강 바람을 즐기며 방콕에서의 마지막 풍경을 눈에 담았다. 오리고기와 퀘사디아, 감자튀김 그리고 칵테일 몇잔을 마시니 2400밧(약 9만원) 정도가 나왔다. 방콕에서 비싸다면 비싼 가격이었지만 서울 물가와 비교하면 만족도 측면에서는 월등히 높았다.
터미널 21, 애프터 유 디저트
다음날은 방콕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마지막 일정으로 방콕 시내 중심부에 있는 터미널21 쇼핑몰에서 점심을 먹고 방콕에서 유명한 디저트 가게인 '애프터 유'에 들렸다. 애프터 유에서는 망고 라이스 빙수가 유명하지만 이날은 딸기 빙수를 먹었다. 딸기 빙수와 함께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허니버터 브레드도 함께 주문했는데 배가 터질 듯이 불러 왔다. 앞서 먹었던 '팡차'의 '타이티 빙수'도 맛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애프터유의 디저트가 더 만족도가 높았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