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대만에게 0-4 완패 … '타선 무기력' 4회 연속 금메달 전선 먹구름
2023.10.02 22:13
수정 : 2023.10.02 23: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대한민국의 4회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 전선에 먹구름이 끼었다.
대한민국이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본선 B조 2차전 대만과의 경기에서 0-4로 패했다.
양 팀 선발은 03년생 동갑내기 문동주와 린위민이 나섰다.
그런데 선발 문동주가 1회에 장타를 허용했다. 1회 첫 타자인 피츠버그 유망주 쩡종저에게 직구를 던지다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다. 2번 타자와 3번 타자를 잘 잡아냈지만, 4번 타자 린안커에게 커브를 던지다가 우중간의 홈런성 3루타를 허용하며 1점을 허용했다.
낮게 떨어 뜨릴려고 했지만, 높게 들어가는 통한의 실투였다.
2회와 3회에는 무난한 투구를 이어갔다. 포심의 코너워크가 살아났고, 커브도 잘 떨어졌다. 2이닝 연속으로 삼자 범퇴가 나왔다. 하지만 문제는 4회였다. 3루타를 허용했던 린안커에게 내야안타를 맞았고, 우녠팅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다음 타자의 외야 플라이때 2루 주자가 3루까지 갔다.
2사 주자 13루. 그 상황에서 커브를 던지다가 고이 홈플레이트를 맞고 크게 튀었다.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왔고, 점수는 2대0으로 벌어졌다. 맞아서 준 점수야 도리가 없지만, 우리의 실책으로 준 이 점수가 뼈아팠다.
문동주는 70개의 투구로 4이닝 2실점 2자책점으로 국가대표 첫 선발 투구를 마무리 했다. 탈삼진 3개를 곁들이며 3피안타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대한민국은 박세웅, 최지민, 박영현을 이어붙이며 대만 타선을 묶었다. 특히 5회 2사 만루 찬스에서 최지민이 상대 타자를 1루땅볼로 잡아내며 불을 끈 것이 컸다.
하지만 문제는 타선이었다. 타선은 8회 2사 후 노시환이 안타를 치기전까지 9타자가 연속으로 범타로 물러났다. 이날 린위민을 공략한 선수는 최지훈의 안타 2개, 윤동희의 안타 2개가 전부였다. 장타도 나오지 않았다. 뒤이어 올라온 구린뤼양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첫 타자 박성한이 잘맞은 중견수 플라이를 때려내기는 했지만. 포심 위주의 단순한 투구를 전혀 쳐내지 못했다.
노시환이 큼지막한 2루타를 때려내기 전까지 무기력했다. 전날 맹활약했던 김혜성도 이날은 출루가 없었고, 강백호도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린위민은 6회까지 98개의 공을 던져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한국 타선을 압도했다. 7회부터 마운드에 올라온 구린뤼양은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틀어막았다.
결국 9회에 올라온 고우석이 안타와 몸에 맞는 공, 그리고 8번타자 린즈하오에게 2타점 중전적시타를 허용하며 점수차는 0-4로 벌어졌다. 치명적인 점수였다. 무엇보다 향후 득실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에서 아쉬운 점수였다.
대한민국은 최지훈의 2안타, 윤동희의 3안타, 노시환의 1안타 빼고는 안타가 없었다. 장타도 기대하기 힘들었다.
대만의 마무리는 류츠청이 올라왔다. 류츠청은 대략적으로 150km를 훨씬 넘는 엄청난 공을 뿌렸다. 윤동희에게 1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공략하기는 힘들었다. 경기는 그대로 0-4로 마무리 되었다.
다만, 중간에 올라온 박영현이 .1.이닝 삼진 3개를 뽑아내며 대만 투수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좋은 투구를 보여준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었다.
다만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2회초 1사 후 윤동희(롯데 자이언츠)가 미국프로야구(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대만 왼손 선발 투수 린여우민의 바깥쪽 빠른 공을 밀어 쳐 우측 펜스 하단을 때리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박성한(SSG 랜더스)의 몸 맞는 공으로 이어간 1사 1, 2루에서 김형준(NC 다이노스)과 김성윤(삼성 라이온즈)이 연속 땅볼로 물러났다. 김성윤은 1루수 앞으로 내야 안타성 타구를 보내고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지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이는 명백한 세이프였지만 아웃이 선언되며 경기의 흐름이 끊어졌다.
이로서 대한민국은 남은 경기 무조건 전승을 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1패만 더하면 사실상 탈락이다.
특히, 일본과의 경기는 4-0 이상의 큰 점수 차이로 이겨야 한다. 왜냐하면 대만이 일본에게 패할 경우에는 득실을 따져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