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 기업을 응원한다
2023.10.03 18:05
수정 : 2023.10.03 18:05기사원문
당시 인수를 희망했던 곳은 에디슨모터스, K 기업 등이었다.
쌍용차 1차 인수(매각)는 완전히 실패했다. 실패한 1차 인수전 당시 사건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쌍용차 정상화보다는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 매각을 통한 부동산 개발, 쌍용차 인수전 참가라는 뉴스를 흘리고 주가조작, 비상장주식 판매 등을 노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후 쌍용차는 다시 2차 인수 절차를 거치며 현재 주인인 KG그룹의 품에 안겼다. 현장에서 사건을 취재한 기자 입장에서는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쌍용차 수천명의 일자리가 사라지지 않은 것도 있지만 국내에 현대차·기아 외에 다른 브랜드 차도 살 수 있는 선택권이 남은 것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 현대차·기아가 있다면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이 파죽지세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2018년 당시 이마트를 포함한 신세계그룹은 매출 17조원, 쿠팡은 4조원이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추정 매출액은 쿠팡이 30조원, 신세계그룹은 29조원으로 쿠팡이 역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마트의 시가총액은 2조원 남짓, 쿠팡은 41조원에 달한다.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 차이를 고려해도 비슷한 매출의 기업 시총 차이로는 너무 크다. 주식 가격이 현재보다 미래의 가치(성장성)를 더 많이 반영하기 때문이다.
현재 4990원인 쿠팡와우의 한 달 멤버십 가격은 혜택과 비교하면 고마울 정도다. 오후 10시에 주문해도 다음 날 새벽 바로 배송되는 서비스, 무료반품, 쿠팡 이츠 할인, 쿠팡 플레이(OTT) 혜택까지.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혜택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갑자기 쿠팡 멤버십 가격이 2배가 돼도 쿠팡을 떠나기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쿠팡의 서비스는 대체재가 많은 치킨과는 다르다. 이제는 2등이 된 신세계그룹, 마켓컬리, 롯데쇼핑을 응원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생활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