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황금빛 벼가 일렁이는 들판서 누리는 '풍요의 축제'
2023.10.05 15:33
수정 : 2023.10.05 15:44기사원문
【제천(충북)=장인서 기자】 추수의 계절이 돌아왔다.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논과 밭의 풍경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따스한 가을 햇살과 고즈넉한 들판이 빚어낸 평화에는 노동으로 지친 지난 계절의 시름을 잊을 만한 기쁨이 담겨 있다.
수확의 기쁨 누리는 '의림지 농경문화 예술제'
오는 13일부터 3일간 제천 의림지와 청전뜰 일원에선 ‘의림지 농경문화 예술제’가 열린다. 축제는 문화예술존 ‘의림지’와 농경문화 체험존 ‘청전뜰’ 등 크게 2개의 공간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행사 기간 총 11개의 무대공연과 16개의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볏짚을 활용해 만든 멋스러운 조형물로 구성되는 농경 아트 퍼포먼스, 농기구와 농기계를 직접 조작해보는 농경문화체험, 황금쌀을 받을 수 있는 보물찾기 등이 준비됐다. 아울러 제기차기·구슬치기 등을 활용한 미션 프로그램인 의림지 농경문화 런닝맨, 연날리기와 전통연 시연, 논두렁 사륜바이크, 농기구·농기계 전시회, 의림지 달빛나이트 주막과 버스킹도 마련돼 즐거움을 더할 예정이다. 농경문화를 체험했다면 의림지 역사박물관도 들러보자. 고대에 축조된 저수지인 의림지의 역사와 구조, 생태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전문박물관으로, 기획전시와 전통놀이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삼한시대 축조 '의림지', 옛 명성 그대로네
제천10경 중 제1경인 의림지는 삼한시대 축조된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저수지로 꼽힌다. 본래 ‘임지’라 불렸으며 현재는 수리시설보다 유원지로 명성을 더해가고 있다. 2006년 국가명승 제20호로 지정된 ‘영호정'과 1948년 건립된 ‘경호루’, 수백년을 자란 소나무와 수양버들, 30m 자연폭포인 ‘용추폭포’ 등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용추폭포라는 이름은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하지 못하고 죽어 만들어진 곳이라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용추폭포 위에 설치된 유리전망대 바닥에는 센서가 설치돼 이동시 투명유리로 바뀌는데 폭포 위를 산책하는 듯 경쾌한 기분을 선사한다. 의림지에는 4계절을 주제로 2㎞ 구간으로 조성한 '삼한의 초록길'이 마련돼 있다. 수목류 5만5000주, 초화류 23만본 등 140여종의 식물을 식재해 휴식과 볼거리를 제공하며 삼한의 초록길을 가로지르는 4차선 도로를 보행자가 안전하게 지날 수 있도록 만들어진 268m 규모 에코브릿지가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솔향기 맡으며 힐링···의림지 한방 치유숲길
'한방 치유숲길'은 비룡담 저수지와 용두산 산림욕장을 순환하는 둘레길로, 아름다운 비룡담 수변과 빼어난 숲 경관은 물론 용두산 산자락까지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물안개길(2.4㎞), 솔향기길(6.5㎞), 온새미로길(2㎞), 솔나무길(0.5㎞) 등 총 4개 구간으로 거리가 총 11.0㎞에 달한다. 비룡담 저수지부터 한방 생태숲을 돌아 다시 비룡담 저수지로 돌아오는 물안개길은 경사도 8% 미만의 데크길로 조성돼 있어 누구나 가뿐히 둘러볼 수 있다. 한방 생태숲에서 용두산 오토캠핑장을 지나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오는 솔향기길은 가장 긴 구간이지만 소나무가 펼쳐진 길을 따라 다채로운 풍경이 이어져 지루하지 않다. 솔밭공원에서 비룡담 저수지까지 이어지는 솔나무길은 소나무 자연림과 수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길이다. 구간은 짧지만 풍경이 아름다워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다. 또 온새미로길은 한방 생태숲에서 송한재를 잇는 구간으로 옛길의 정취와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수채화 같은 청풍호 풍경, 다양하게 감상해요
청풍호는 1985년 준공된 충주댐으로 인해 만들어졌다. 면적 67.5㎢에 평균 수심 97.5m로 저수량이 27억5000t에 달한다. 자드락길 6코스인 괴곡성벽길에는 옥순대교와 옥순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청풍호전망대가 있다. 나선형 구조의 백봉전망대에 오르면 발 아래로 장쾌하게 뻗어 있는 청풍호의 유려하고 시원한 물줄기를 감상할 수 있다. 청풍호의 위용과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기에도 좋은 장소다. 청풍호를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카누·카약 체험도 관광객들 사이에 인기다. 카누와 카약은 시속 7~8㎞의 속도로 계절에 관계없이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무동력 레저스포츠다. 카누는 외날 노를 사용하고, 카약은 양날 노를 사용하며 체험시간은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청풍면 물태리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2.3㎞ 구간을 운행하는 청풍호반 케이블카, 222m 길이의 옥순봉 출렁다리도 인기 코스다.
제천의 명물들···약채락과 슬로시티, BTS 뮤비 촬영장
조선시대 3대 약령시 중 하나였던 제천에는 황기·당귀·양채·뽕잎으로 만든 양념을 사용한 지역 음식 브랜드 '약채락'을 선보이는 맛집들이 있다. 또한 도보로 제천 시내 다양한 음식을 탐방할 수 있는 2시간짜리 '가스트로 투어'(미식여행)도 마련돼 있어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제천에는 수산면과 박달재를 중심으로 ‘수산슬로시티’도 있다. 2012년 10월 국제슬로시티연맹의 공식인증을 받아 느림의 가치를 실천하는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슬로시티 거점지역인 수산면은 청풍호와 금수산, 옥순봉 등 수려한 자연경관이 잘 보존돼 있고, 각종 민물어류와 약초 등을 활용한 슬로푸드, 400년 역사의 마을기원제인 오티별신제 등 전통문화를 이어오고 있다. 이외에 방탄소년단(BTS) ‘화양연화’ 뮤직비디오 촬영장으로 쓰인 모산비행장이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았다. 보라색의 버들마편초, 화이트·핑크 가우라꽃 등이 만발한 꽃밭이 있어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