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은메달에 울지 않았다.."우상혁은 스포츠정신의 교과서"
2023.10.05 09:59
수정 : 2023.10.05 10:05기사원문
우상혁은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3을 기록해 2위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우상혁은 2m23을 뛰기에 앞서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그가 두 팔을 번쩍 들어 박수를 치자,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우상혁을 응원했다.
이후 우상혁은 기합을 넣더니 자신의 키를 훌쩍 넘는 높이의 장대를 뛰어넘었다. 2m35 1차 시도에 이어 2m37에서 재차 실패해 은메달이 확정됐을 때도 우상혁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의 경쟁자 바르심이 2m35 1차 시도에서 성공하며 금메달을 차지했을 때도 우상혁은 미소를 보였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스포츠정신의 교과서”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경기 이후 바르심이 우상혁에게 다가오자 그는 환한 미소로 바르심과 포옹하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두 사람은 서로 등을 토닥이기도 했다.
시상식에서도 우상혁은 바르심과 나란히 각자의 메달을 깨무는 퍼포먼스를 하고 함께 셀카도 찍었다. 그야말로 승패를 떠나 대회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우상혁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바르심 선수와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내 실력이 느는 것 같아서 너무 흥미롭다. 이렇게 재미있는 높이뛰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며 “어릴 때 바르심을 보면서 ‘내가 저 선수와 같이 뛸 수 있는 위치에 갈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시합 때마다 같은 높이에서 경쟁하고 있어서 영광스럽다”고 했다.
한편 우상혁이 경기 도중 밝은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도쿄올림픽 당시 높이뛰기 결선에서 최종 4위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음에도 “괜찮아”라고 소리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당시 국군체육부대 소속으로 현역 일병 신분이었던 그는 카메라를 향해 거수경례를 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그에게는 ‘스마일 점퍼’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후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은 “도쿄올림픽에서 투철한 군인 정신과 뛰어난 기량으로 군의 명예를 높이고 국민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 우 일병의 노고를 격려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는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