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韓 텃밭' 대형 OLED 추격… 日 잉크젯 프린팅기술 확보

      2023.10.05 18:16   수정 : 2023.10.05 18:16기사원문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서 한국 기업을 위협하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대형 OLED 패널까지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대형 OLED 패널 시장을 독점중인 한국의 기술력을 단기간에 추격하긴 어렵다고 보면서도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업고 급성장한 스마트폰용 OLED의 전례를 교훈삼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中, 중대형까지 '올레드 전선' 넓히나

5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중국 TV 제조사 TCL의 디스플레이 자회사인 CSOT가 지난 3월 파산신청을 한 일본의 유기발광디스플레이(OLED) 업체 JOLED의 잉크젯 프린팅 관련 설비를 연내 인수하고, 내년 설비 가동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JOLED에 200억엔(약 1817억1000만원)을 투자해 OLED TV 잉크젯 프린팅 기술 공동 개발에 나선 CSOT는 JOLED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년까지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CSOT는 잉크젯 프린팅 공정 기술로 제작된 65인치 8K OLED 패널을 처음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현재 스마트폰용 OLED는 양산중이지만 중대형 솔루션이 없는 CSOT가 중대형 패널 시장에 진입을 선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채택 중인 진공증착 공정(진공상태에서 유기화합물을 뿌려 기판 위에 증착하는 방식)에 비해 선단공정으로 분류되는 잉크젯 프린팅 공정을 채택하면서 중·대형 OLED 패널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대형 OLED패널 글로벌 점유율 95.2%를 달성한 국내 디스플레이업계는 차분한 반응이다.
중국 업체가 시장 초기 단계인 대형 OLED 시장까지 관심을 갖고 투자에 나선 데에 "긴장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중국 업체들의 기술적 한계 등을 이유로 CSOT의 움직임이 '미풍'에 그칠 것이란 판단에서다. JOLED가 세계 최초로 시도한 잉크젯 프린팅 공정은 잉크젯 프린팅은 기판에 OLED 소자를 직접 인쇄해 높은 생산성과 고화질이 특징이다. 약 20~30%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수율(양품 비율) 확보가 어렵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CSOT가 몇 차례 잉크젯 프린팅 공정으로 생산한 패널을 이용한 시제품 TV를 선보였지만, 현재 기술 상황에서는 CSOT가 잉크젯 프린팅 공정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수율을 달성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빨간불' K-디스플레이 "지금이 골든타임"

전문가들은 아직 개화하지 않은 중·대형 OLED 시장에까지 중국업체가 도전장을 내면서 최근 BOE 등 중국업체들의 추격을 받고 있는 중·소형 OLED 시장처럼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을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한국과 중국 업체들의 스마트폰용 OLED 출하량을 비교 예측한 결과 2025년부터 중국이 한국을 출하량에서 앞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1년 한국이 8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한 스마트폰용 OLED 출하량 비율은 올해 한국 57.6%, 중국 42.4%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진 대형 TV 패널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가 장악한 액정표시장치(LCD)가 주류"라면서 "중국 TV 패널 업체들이 가격 경쟁 등 제살 깎아먹기로 비지니스 생태계를 만들어 놓고 LCD쪽의 막대한 손해를 감수 하면서까지 걸음마 단계인 중·대형 OLED로 당장 전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로서는 대형 OLED를 비롯해 중국업체들이 단시간에 따라잡지 못할 초격차 기술을 쌓아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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