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프리고진 격추설 일축 "수류탄 파편 나와, 약물 검사 했어야"

      2023.10.06 10:49   수정 : 2023.10.06 10: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 8월 추락한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비행기가 외부 충격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6월에 바그너그룹의 반란을 주도한 프리고진이 탑승했던 비행기에서 수류탄 파편이 발견되었으며 사옥에서 마약을 찾았다고 밝혔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푸틴은 5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러시아 싱크탱크 '발다이 국제토론클럽'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난 8월 23일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이에서 추락한 프리고진의 비행기를 언급했다. 문제의 비행기는 브라질 항공기 제작사 엠브라에르에서 제작한 ‘레거시 600’ 제트기였으며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 간부 2명을 포함해 총 10명이 탑승했했다. 이들은 추락으로 인해 모두 사망했다.

러시아 안팎에서는 해당 사건이 푸틴의 복수라고 추정했다. 비행기가 러시아군의 대공 미사일에 맞았다는 소문도 돌았다.
엠브라에르 주가는 자사 비행기가 추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폭락하지 않았다.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을 이끌던 프리고진은 지난 6월 푸틴을 상대로 군사 반란을 일으켰으나 벨라루스로 망명하는 조건으로 이틀 만에 반란을 멈췄다. 푸틴은 프리고진에 대한 기소를 멈추는 등 겉으로는 그와 합의한 것처럼 보였다. 프리고진은 이후 벨라루스와 아프리카 등에서 해외 용병 사업에 몰두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거리를 뒀으나 푸틴의 손길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푸틴은 발다이클럽 행사에서 문제의 비행기에 “외부 영향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조사위원장이 추락으로 사망한 시신에서 수류탄 파편을 찾았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푸틴은 바그너그룹의 반란 이후 러시아 경찰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바그너그룹 본사를 수색했고, 프리고진이 숨겨놓은 현찰과 가짜 문서들 사이에서 5kg의 마약(코카인)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불행하게도 비행기 추락 사고 이후 시신에 대한 알콜 및 마약 성분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내 생각에 해당 검사가 분석 과정에 중요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망 당시 62세였던 프리고진은 추락 이후 상트페테르부르크 교외에 매장되었다. 장례식은 가족과 지인들만 참석하여 비공개로 진행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정부가 추락 이후 현장 보존에 대한 국제 안전 규정을 무시하고 추락 지점을 불도저로 밀어버렸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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