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전세사기 피해자 99% “정부 대응 실효성 부족”

      2023.10.06 14:04   수정 : 2023.10.06 14: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서구 전세사기 피해 실태 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현 전세사기 대응 정책에 별다른 효과를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은 보증금 위기 가구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상당하다며 피해 양상과 유형이 다양한 만큼 세밀한 정책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권지웅 민주당 전세사기고충센터장은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세사기고충센터와 민주연구원은 지난달 17일부터 27일까지 강서구에서 보증금 위기 가구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대면, 전화,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피해자 239명을 조사한 결과 현 전세사기 대책이 보증금 미반환 피해를 겪는 임차 가구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정부와 지자체 대응에 대해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99.6%였다. 권 센터장은 “정부 대응에 대해 이렇게까지 부정적인 평가가 높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했다.

피해자에게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매 유예와 대출, 이자 지원을 받았다는 응답은 전체의 19%에 그쳤다. 나머지는 상담을 받거나 임차권 등기를 하는 등 기본적인 조치를 취할 뿐이라고 답했다.

새롭게 확인된 정책 사각지대도 있었다. 주택 관리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응답이 50%였고 소송 등에 법률 비용을 지출했다는 응답자도 38%였다. 응답자 98%는 공인중개사 중개를 받아 입주했고 응답자 68%는 보증금 50% 이상을 은행 대출로 받아 보증금을 마련했다. 권 센터장은 “이는 보증금 사고가 피해자가 잘 몰라서 발생한 사고라는 인식과는 달리 피해 유형에 따라 대부분의 피해가 공인중개사 혹은 은행을 통해 예방될 수도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정부 관리 감독 강화가 필요한 지점”이라고 했다.

전세사기특별법이 시행된 지 약 4개월이 지난 가운데 보증금 위기 가구 삶은 심각한 수준으로 나빠져 있었다. 신체 건강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81%, 정신 건강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96%, 사회적 관계가 나빠졌다는 응답이 71%,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가 나빠졌다는 응답이 92%였다.
응답자 61%는 보증금 미반환 피해를 주변에 알리는 것을 주저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위험이 강서구 피해자 239명에게 국한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보증금 미반환 피해에 대해 전수 조사를 실시, 이를 토대로 보증금 위기 가구 세부 실태 파악 및 맞춤형 대응 추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센터장은 “오는 12월 법 개정이 예정돼 있다”며 “특별법 개정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