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전 60만원대 아기의자 준비하는 이유는

      2023.10.07 05:00   수정 : 2023.10.07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지>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들었던 고리타분한 멘트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를 매일 외치고 싶은 23개월 워킹맘입니다. 그대신 소소하면서 트렌디한 '요즘 육아'에 대해 이야기하고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 지에 대해 기록하고자 합니다.

"출산 앞두고 다른 용품들은 준비가 끝났는데 트립트랩은 아직도 고민이네요. 무슨 의자가 그렇게까지 비싼 걸까요?"
"남편 설득하는데 진짜 오래 걸렸어요. 의자에 그 돈쓰는게 이해가 안간다해서 제가 10년 쓸 수 있는 의자라고 설득했어요"


오늘도 맘카페에는 스토케에서 나온 유아의자인 '트립트랩'을 살지말지 고민하는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돌고돌아 트립트랩이라는 '돌돌트'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가장 핫한 육아용품이기 때문이다.

의자세트가 60만원대. 여기에 다른 구성품까지 더하면 80만원대로 훌쩍 뛰는 이 제품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기색상 사려면 몇개월 대기해야

7일 기준 트립트랩의 인기색상들을 백화점에 구매하기 위해서는 웨이팅이 필요하다.
주부 김씨는 "최근 큰 맘을 먹고 트립트랩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에 갔는데 내츄럴이나 화이트워시, 서린핑크를 구매하기위해서는 3개월이나 걸린다고 들었다"면서 "이제 당장 이유식을 시작해야하는데 당황스러워서 다른 제품을 사야하나 고민중"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봄 나 역시도 아기가 100일이 갓 넘었을 때 트립트랩 구매행렬에 뛰어들었다. 식탁색깔과 집안의 인테리어를 고려했을 때 서린핑크를 구매하고 싶었는데 당시 최소 3개월이 걸린다고 안내받았다. 3개월이면 얼추 아기가 이유식을 시작할 때쯤이면 받을 수 있다고생각해 예약을 진행했는데, 다행히 예상 안내기간보다 짧은 2개월 안에 받을 수 있었다.

백화점말고도 온라인상으로 구매하면 조금 더 빠르게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인기색상은 금방 품절된다. 직구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향후 AS문제 때문에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일부는 당근마켓 등을 이용하기도하는데, 중고로도 풀셋트는 40~50만원에 달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독보적인 바른자세..평생의자 가능

이토록 부모들이 트립트랩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스토케가 공식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문구를 보자. "바르게 앉는 습관을 길러주는 평생의자"이다. 이 제품은 신생아부터 성인까지 평생 사용할 수 있는 의자로 아이 성장단계에 따라 높낮이를 14단계로 조절 가능하다. 여기에 안정감을 주는 발판과 다리길이에 맞게 조절이 가능한 시트, 곡선형 등받이가 아이의 등을 안정적으로 받쳐준다는 설명이다.

실제로도 상당수의 부모들이 아기를 트립트랩에 앉혀봤을 때 안정적으로 잘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구매에 나서는 경우가 가장 많다. 보통 백화점 유아휴게실에 트립트랩이 많이 배치되어있는만큼 앉혀볼 기회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혹여나 구매 후 맘에 들지 않을 경우 중고로 팔기에도 수월한 제품이다. 이 때 더 잘 팔기 위해선 인기색상이어야하기 때문에 애초에 인기색상을 구매하는 편이 좋아 인기색상은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웨이팅도 이어지는 셈이다.

실제로 맘카페에는 "늦게사거나 다른거 사도 계속 고민하니 빨리사는게 이득이다", "트립트랩을 써보니 단점은 오로지 가격 뿐이다"는 찬양글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과열된 구매분위기는 지양해야

다만 과열된 구매 분위기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많다. 돌이나 두돌이 지나면 아기가 가만히 앉아 있지않으려하고, 어른의자에 앉고 싶어하는만큼 평생의자로 쓰기엔 무리라는 지적도있다.

또 찾아보면 비슷한 성능의 가성비 제품도 많기 때문에 굳이 그 가격을 주고 살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많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도 많은 고민을 했는데, 당시 구매에 나설 수 있었던 이유는 출산선물로 받은 백화점 상품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식당에 가서 다른 유아의자에도 잘 앉아있는걸보면 굳이 트립트랩을 사야했었나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비싼 유아의자를 산다고 비난하기에는 장점이 많은 상품이고, 또 무조건 추천하기엔 너무나 비싼 제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프리미엄'이 컨셉이지만 내 아이가 편하게 앉길 원하는 부모들을 생각해 잦은 가격인상 만은 자제해주길 바랄 뿐이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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