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호, 日에 통쾌한 복수 성공 … 대한민국, 전무후무 3연패 달성
2023.10.07 22:56
수정 : 2023.10.08 06: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일본의 어린 선수들은 한국에게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스코어 차 이상으로 기량차이가 많이 났다. 오히려 더 많은 골이 났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이 축구에서 또 하나의 금메달을 추가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4세 이하(U-24) 축구 대표팀은 10월 7일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서 사상 첫 아시안게임 3연패를 달성했다.
전반 초반 일격을 당했다.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2선 오른쪽에 세우고 조영욱(김천)에게 최전방을 맡기는 4-2-3-1 전술을 꺼내 들었다.
정우영과 고영준(포항)이 2선에서 이강인과 함께 공격에 나섰고, 중원은 '캡틴' 백승호(전북)와 정호연(광주)이 책임졌다. 박규현(드레스덴), 박진섭(전북), 이한범(미트윌란), 황재원(대구)이 포백 수비라인을 구성하고 골키퍼 장갑은 이광연(강원)이 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일격을 당했다. 시작부터 강하게 전방 압박을 가한 일본이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뽑았다. 사토 게인이 왼쪽을 파고들어 가 크로스를 올렸고 이게 시게미 마사토를 거쳐 우치노의 오른발 슈팅에 이은 골로 마무리됐다.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한 한국은 다시 전열을 정비하며 일본을 몰아붙였다.
전반 18분 이강인이 오른쪽에서 왼발로 크로스를 올리자 고영준이 헤더로 마무리하려 했지만, 제대로 맞지 않았다. 3분 뒤에는 고영준이 시도한 중거리 슛이 골대 왼쪽으로 빗나갔다. 한국은 전반 27분 정우영의 헤더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오른쪽에서 황재원이 올린 대각선 크로스를 골대 왼쪽에서 도사리던 정우영이 머리로 받아 골망을 출렁였다. 공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골망을 출렁거리게 만들었다. 대회 최다 득점을 달리는 정우영의 8호 골이었다. 이때를 계기로 경기의 주도권이 다시 한국으로 넘어왔다.
한국이 이번 대회 처음으로 기록한 선제 실점이었다. 한국은 일본의 측면을 공략하며 경기를 풀어갔고, 전반 중반부터는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전반 32분 이강인이 니시카와 준에게 거친 태클을 해 옐로카드를 받았다.
후반 9분에는 백승호의 로빙패스가 침투하는 이강인에게 들어갔다. 이강인이 돌파하며 크로스를 시도했으나 아쉽게 불발되었다. 후반 11분 황재원의 엄청난 드리블을 내달렸다. 황재원이 일본의 중앙을 가로질러서 수비수 사이로 넣었고, 조영욱이 그 수비수 사이를 뚫고 들어가서 혼전중인 공을 밀어넣었다. 대한민국이 역전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대한민국은 후반 16분 고영준과 정우영을 빼고 송민규와 홍현석을 투입했다.
지키겠다는 의지보다는 조금 더 거칠게 몰아붙이겠다는 의도였다.
후반 20분에는 조영욱이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저돌적인 돌파로 골키퍼와 1대1을 만들었지만, 슈팅이 뜨고 말았다. 후반 25분에는 프리킥 찬스에 이강인의 직접 슈팅이 터졌지만 골키퍼의 호수비에 막혔다. 이강인은 후반 26분에 엄원상과 교체되어 나갔다. 조영욱도 안재준과 교체되었다. 송민규가 원톱, 엄원상과 안재준이 좌우 윙포워드로 포진되었다. 후반 37분에는 엄원상의 결정적인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일본은 후반 역습을 시도하려고 생각했지만, 전혀 찬스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 선수들의 공격을 막기에 급급했다. 엄청난 활동량으로 후반전에는 아예 일본을 압도했다.
황선홍호는 작년 U-23 아시안컵에서의 패배도 깔끔하게 복수에 성공했다. 특히, 황선홍 감독은 이번 대회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았다. 정우영, 이강인 등도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생각되면 벤치에 앉혔다. 그리고 모든 선수들을 활용했다.
어마어마한 뎁스가 이번 대회 일본이나 우즈벡에 비해 더 많은 경기를 치르고도 체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정우영은 이번 대회 8골로 득점왕을 차지했고, ‘연령별 대표의 황태자’ 조영욱도 해피엔딩으로 연령별 대표를 마무리 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