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에 보는 통쾌한 한일전인가 … 황선홍호, 7경기 27골 퍼펙트 금메달

      2023.10.08 07:30   수정 : 2023.10.08 10: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오랜만에 보는 통쾌한 한일전이었다.

비록 스코어는 2-1이었지만, 일본의 어린 선수들은 아직 이강인이나 조영욱, 홍현석 등과 맞서기에는 경험이 부족했다. 방심한 틈에 전반 1분에 득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시종일관 대한민국은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막판 엄원상이나 조영욱의 슈팅 등은 득점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좋은 공격이었다. 그밖에도 여러차례 유효슈팅을 때렸고, 좋은 기회를 끊임없이 만들었다.
일본은 역습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대한민국의 공격을 막기 급급했다. 후반에는 변변한 슈팅을 한 차례도 하지 못했다. 그만큼 한국이 거칠게 몰아붙였다.




이번 결승전뿐만 아니었다. 이번 대회 대한민국 대표팀은 가장 많은 경기를 치뤘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완벽한 경기력을 뽐냈다.(일례로 우즈베키스탄은 2개 팀이 기권을 하는 바람에 2개 조에서 2경기만 하고 올라오기도 했다)

한국 24세 이하(U-24) 남자 축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의 3연패를 7경기 전승에 27골이라는 압도적인 성적표로 달성해냈다.

이로써 한국은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3연패 금자탑을 쌓았다. 그동안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2회 연속 우승한 나라는 있었지만 3회 연속은 이번 대회 한국이 처음이다.





황선홍호는 이번 대회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발휘하며 '전승 우승'을 달성했지만 사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주위의 불안한 시선이 많았다.

지난해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아시안컵 8강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했는데 당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홍현석(헨트), 조영욱(김천) 등이 모두 뛰고도 일본 21세 이하 팀에 져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또 올해 6월에는 중국에서 두 차례 원정 평가전을 치렀으나 1승 1패의 성적에 그쳤고, 9월 경남 창원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예선 1차전에서는 카타르에 0-2로 덜미를 잡혔다.

하지만 그것은 준비 과정일 뿐이었다. 본 대회에 들어가자 태극전사들은 전혀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황선홍호는 쿠웨이트와 1차전을 9-0 시원한 점수 차로 이기면서 금메달로 향하는 길을 조금씩 밝히기 시작했다. 이강인 외 유럽파들인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홍현석 등도 '노는 물'이 다른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정우영은 우즈베키스탄과 4강에서 혼자 두 골을 넣는 등 준결승까지 7골을 몰아쳤고 홍현석은 최대 고비로 여겨진 중국과 8강전에서 선제 프리킥 득점을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이강인이라는 걸출한 스타 플레이어가 가세했지만 그렇다고 '이강인 원맨 팀'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선수들을 '원 팀'으로 잘 묶어냈다.

이번 대회 황선홍호의 측면을 든든하게 지키며 오늘 환상적인 돌파와 오버래핑으로 역전골의 주역이 된 황재원, 엄청난 스피드로 상대를 헤집고 다니는 엄원상, 중국전에서 두 번째 골을 넣은 탱크 송민규, 블루 하드워커 사이드백 박규현, 연령별 대표의 전설 조영욱 등도 황선홍 호에서 쏠쏠하게 모두 제 몫을 했다. 이 중에서 몇몇은 성인대표팀으로 가도 충분한 선수들이다.

그리고 오히려 이강인보다는 이번 대회에서는 홍현석이 더 많이 중용 받았을 정도로 대표팀은 이강인에게 전혀 의존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선수를 폭넓게 활용하는 황선홍 감독의 리더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 대표팀을 불안하게 바라봤던 이들에게 통쾌한 한방을 먹인 셈이 되었다. 그만큼 이번 아시안게임에서의 성과는 눈부시다. 역대 어떤 아시안게임과 비교해서도 압도적인 우승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이제 이 연령대 대표팀의 다음 목표는 2024년 파리 올림픽이다.

황선홍 감독은 내년 U-23 아시안컵 본선에 나갈 선수들로 대표팀을 재구성, 2024년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U-23 아시안컵을 준비하게 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뒤로하고 저 멀리 세계 무대로 메달 사냥을 떠나는 황선홍호를 바라보는 시선이 불안에서 신뢰로 바뀌었다.


황선홍 감독은 "오늘만 즐기고 내일부터 다시 일하겠다"며 2024년 파리 올림픽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