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추세는 스피드업! 160km 문동주, 우리도 드디어 국제용 에이스 찾은건가

      2023.10.08 08:00   수정 : 2023.10.08 09: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세계 야구의 추세는 스피드업이다.

이제 메이저리그는 160km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것이 세계 야구의 흐름이다.



일례로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대만 대표팀의 선수들은 메이저리거가 아니다. 하이싱글A나 더블A에 소속된 유망주 선수들이다.
하지만 좌완 린위민(애리조나)도 150km가 넘는 공을 던졌고, 류츠정(보스턴)은 160km에 근접하는 공을 뿌렸다.



비록 이날 나오지는 않았지만, 천포위(피츠버그)도 평균 150km에 달하는 엄청나게 빠른 공을 던진다. 대만은 엄밀하게 세계 야구의 중심과는 다소 벗어나있는 국가다. 그런 대만도 이럴진데 일본같은 국가들은 어마어마하다.

신장이 크지 않더라도 좌완 이마나가나 3년연속 4관왕에 사와무라상이 유력한 야마모토 같은 선수들이 이미 160km 경기에 근접해 있는 선수들이다.

사사키 로키 같은 투수는 이미 164km에 달하는 스피드를 쉽게 볼 수 있는 정도의 선수이기도 하다.



한국은 명백히 그런 흐름에 뒤쳐져 있었다. 안우진(키움)이라는 선수가 있지만, 대표팀에는 나설 수 없다.

그런데 그런 자격을 갖춘 국제 무대의 흐름에 걸맞는 투수가 나타났다. 바로 문동주다. 현 시점에서 문동주가 곽빈이나 원태인보다 나은 선발투수라고 할 수있을지는 알 수 없다.

기록도 가장 좋지 않고, 아직 경험도 일천하다. 국가대표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문동주를 제1선발로 간택했고, 그것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단순히 이번 AG 금메달 때문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국제 무대의 흐름에 맞는 강속구 투수를 보유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날 문동주는 현지 스피드건 기준으로 163km에 달하는 스피드를 냈다. 물론, 현지 스피드건의 오류다.

하지만 4~5km를 빼더라도 158~159km의 스피드가 나왔다는 의미이고, 문동주는 이미 트랙맨 기준으로 올 시즌 161km를 기록한 바 있다. 따라서 충분히 국제 무대에서도 강속구 투수의 범주에 들어가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좋은 커브를 지니고 있고, 이날은 체인지업도 선보였다. 제구도 나쁘지 않고, 투구폼도 상당히 예쁘다.



국제경기에 나가면 대만이나 일본전에 쓸 수 있는 선발 투수 한명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은 류현진을 대만전에서만 등판시켰다.

2009년 WBC에서는 봉중근이 일본전을 거의 홀로 책임지다 시피 했다. 국제경기 일본전에서는 항상 김광현이 일본을 전담하다시피 한 것도 그런 이유다.

이런식으로 국제 무대에서 일본이나 대만을 꽉 잡고 있는 투수를 한 명만 발굴할 수 있다면 국제경기가 한층 쉬워질 수 있다. 아니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그 투수가 문동주가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이번 대회에서 충분히 보였다.

이번 대표팀은 문동주의 첫 경험이다. 당연히 부담이 많이 되고 어색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워낙 어린 선수이기에 국제 무대 한 번에 그의 기량은 폭발적으로 향상될 가능성이 크다.

많은 야구 관계자들이 문동주를 지난 WBC에 뽑았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곤 했었다.
하지만 이제 문동주는 AG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12나 WBC같은 국제대회에 당연히 뽑아야만 하는 선수로 우뚝 설 전망이다.

대한민국이 국제 무대에서 통용될 수 있는 정말 좋은 투수를 얻었다.
이번 항저우 AG가 한국 야구에 주는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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