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 회장 자전 소설 영화로
2023.10.09 13:23
수정 : 2023.10.09 13: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자전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
MBK파트너스는 헐리우드 제작사 ‘어나니머스 콘텐트’, 김지운 감독·송강호 배우가 설립한 ‘앤솔로지 스튜디오’가 공동으로 김 회장이 집필한 오퍼링스(Offerings)를 영화로 제작한다고 9일 밝혔다.
연출과 각색은 벤쿠버와 부산 등 전세계 영화제에서 28관왕을 휩쓴 화제작 ‘라이스보이 슬립스’의 앤소니 심(Anthony Shim) 감독이 맡는다.
2020년 출간된 소설 오퍼링스는 학자가 되라는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고 뉴욕 월가 투자은행에서 근무하게 된 한국계 미국인 주인공 ‘대준’의 성장 스토리다.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을 졸업한 뒤 월가에서 근무하고, 현재는 사모펀드 운용사 MBK를 이끌게 된 김병주 회장 본인의 성장 모습을 그려낸 자전적 소설이다.
대준은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 뱅커(Banker)로서 처음 한국에 와 국채 발행 업무를 맡는다. 그러면서 한국 재벌의 계열사 매각 등 구조조정 과정에도 큰 역할을 담당한다. 대준은 본인의 뿌리가 한국계라는 사실을 잊지 않지만 미국 투자은행의 공격적인 투자와 구조조정 역할을 직접 해내면서 자아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
김 회장은 한국의 IMF(국제통화기금) 관리 시절부터 본격화 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년 넘는 기간에 걸쳐 오퍼링스를 완성시켰다. 젊은 시절 겪었던 내면의 혼란과 극복은 MBK파트너스를 현재 동북아 최대 운용사로 키워내는 자양분이 됐다. 자선가로서의 역할을 하는데에도 영향을 줬다. 김 회장은 실제 2021년 서울 서대문의 시립도서관 건립을 위해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지난해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1000만달러(약 135억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미나리’와 ‘파친코’ 등 한국계 이민자 이야기들이 주목을 끌고 있는 것도 이번 영화 제작에 한몫했다. 지난 4일부터 시작된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한국계 미국인 영화인들의 작품을 조명하는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가 개최되기도 했다.
앤소니 심 감독은 “오퍼링스의 첫 장을 읽는 순간부터 나의 다음 영화가 될 것임을 직감했다”면서 “작품의 많은 요소들이 즐거움을 주며 오퍼링스 속 인물들을 내 머릿속에서 지우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깊이 빠져있다”고 평가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