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 연기도 노래도 이젠 '힙하게' 수호..."자랑으로 남을 필모됐죠."
2023.10.10 05:00
수정 : 2023.10.10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자랑으로 남을 필모그래피가 됐죠.”
수호가 소집해제 후 첫 드라마 ‘힙하게’로 그룹 엑소 리더가 아니라 연기자 엑소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초능력을 가진 수의사 봉예분(한지민 분)과 엘리트 형사 문장열(이민기 분)이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이 드라마에서 미스터리한 명문대 출신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김선우’를 연기했다.
극중 한지민이 첫눈에 반하는 '백설기 같은 외모'의 선우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얼굴로 등장하여 마지막 화까지 범인으로 의심받을 정도로 긴장감을 안겼다.
그는 종영 후 만나 “좋은 평을 받고 마무리돼 기쁘다"며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광팬으로서)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김석윤 감독을 비롯해 이민기, 한지민 선배와 많이 가까워져 마치 친한 형 누나가 생긴 기분”이라며 웃었다.
■ “선우 캐릭터 너무 어려웠죠”
선우는 시청자를 혼란스럽게 하고 사건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캐릭터라서 연기를 하는게 쉽지 않았다. 촬영 전부터 “쉽지 않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었다는 수호는 “촬영 전에도 무서웠고, 촬영이 끝난 후 방송되기 전에도 무서웠다”고 돌이켰다.
“촬영하면서 범인처럼 보여야하는 지점과 아닌 지점을 두 번씩 촬영했죠. 어떤 신은 저도 혼란스러웠어요. 범인처럼 보여야지, 범인처럼 보이지 말아야하지, 행동의 정당성과 목적을 찾기 위해서 분석을 많이 했고, 계산도 많이 했죠.”
선과 악의 경계를 아슬하게 오가는 선우는 결국 자신에게 친절했고 마음을 열게 해 준 봉예분을 위해 목숨도 내놓는다.
그는 “(국회의원) 차주만에게 복수심이 있던 선우는 어떻게 보면 악인이 될 수도 있는 인물이었다”며 “예분을 만났고, 예분을 통해 다시 한 번 사람을 믿게 된다. 결국 죽음을 통해 선과 악의 경계에서 결국 선인이 된 것이라 본다”고 해석했다.
한지민은 봉예분과 김선우의 관계처럼 현장의 막내 수호에게 마음을 활짝 열어줬다.
“10대부터 내겐 스타였는데, 먼저 다가와서 말을 많이 걸어줬죠. 처음에는 선우와 예분처럼 어색했는데, 점차 친밀해진 게 시간순으로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그런 느낌이 잘 반영된 것 같아요. 따로 시간을 내 만남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워낙 회식 자리가 많았어요. 틈날 때마다 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죠.”
“나중에는 서로 너무 친해져서 어젯밤에 뭘했는지 다 알게 됐죠. 한번은 민기형이 촬영 없는 날, 제게 같이 와인 마시자고 했는데, 제가 일정 때문에 두 번 거절했어요. 그랬더니 지민 누나가 왜 (민기형과) 안마셔줬냐고 그런 이야기를 할 정도였죠. 현장에선 그야말로 웃음이 끊이지 않았어요.”
■ "가수는 순간 집중력, 연기는 '지속' 집중력이 필요해요."
‘힙하게’는 올해 방영됐지만 촬영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찍었다. 엑소 멤버 백현과 찬열의 소집해제를 기다리던 공백기라서 작품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그는 “선우가 어두운 역할이라 말수가 줄었다"며 "덕분에 엑소 멤버들이 (내가) 말도 잘 안하고, 같이 안놀아준다고 투정부리기도 했다”고 비화를 밝혔다.
수호는 올해 엑소의 리더로서 멤버들과 함께 정규 7집 '엑지스트' 활동을 했다. 드라마 ‘힙하게’뿐 아니라 뮤지컬 '모차르트!'로 뮤지컬 무대에도 섰다.
그는 “가수 활동은 노래가 3-4분이고, 콘서트도 2~3시간 정도라 순간 집중력을 요한다면 배우 활동은 지속된 집중력이 필요하더라”고 비교했다.
“가수 활동할 때는 친구와 만나서 놀고, 그래야 예능 가서도 편하게 얘기하는데 연기는 개인 시간을 갖는게 방해요소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개인 생활을 자제했죠.”
사생활을 아예 끊게 되는 활동은 아무래도 노래와 연기가 모두 요구되는데 라이브로 해야하는 뮤지컬 무대였다. “뮤지컬은 라이브고 되돌릴수 없기에 가장 부담스러워요. 뮤지컬 할 때는 정말 아무도 안 만났어요. 드라마는 저만의 여유를 찾으려 했다면, 뮤지컬은 아예, 모든 것을 다 끊게 되더라고요.”
그렇다면 가수 활동이 가장 편할까? 수호는 "근데 솔로가수 활동은 또 힘들다"며 "멤버와 함께하는 엑소 활동이 가장 오래됐고, 또 각자 역할이 있다보니 마음이 가장 편하다"고 답했다.
수호는 한때 연기를 할 때는 본명인 김준면을 사용했다. 하지만 ‘힙하게’를 기점으로 그냥 수호로 통일하기로 했다.
“데뷔 10년이 지나 수호라는 이름에 익숙해졌고, 애정도 갖게 됐어요. 해외 작품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영어 대문자로 수호라고 표기하니까 멋있더라고요.(웃음) 앞으로 뭐든 다 해보고 싶어요. 사극은 이미 대본을 보고 있어요. 캐릭터는? 한량 같은 인물을 한번 연기해보고 싶네요.”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