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1000편 남기고… '사랑의 시인' 별세
2023.10.10 18:15
수정 : 2023.10.10 18:15기사원문
1927년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일본 규슈에서 여학교를 마쳤고 1951년 서울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48년 대학 재학 시절 '연합신문'에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발을 내디뎠지만 시인 자신은 첫 시집 '목숨'(1953년)을 문학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고인은 평생 1000여편의 시를 썼는데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장 많이 다뤘다. '목숨' '사랑초서' '바람세례' '귀중한 오늘' 등 다수의 시집을 출간하며 사랑과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써냈다. 2020년 출간한 19번째 시집 '사람아, 사람아'에서도 줄곧 사랑을 노래했다.
고인은 주로 기독교적 세계관에 바탕을 둔 사랑과 윤리의식을 시로 형상화해 온 시인으로 평가된다.
고인은 6·25전쟁 당시이던 1951년부터 1953년까지 마산 성지여고, 마산고, 이화여고 교사를 지냈다. 1953년 첫 시집 '목숨'을 발표한 뒤 본격적으로 시작 활동을 해왔다.
생전에 숙명여대 교수를 지내며 신달자 시인 등 수많은 문인 제자를 배출했으며 한국시인협회장, 한구가톨릭문인회장을 역임했다. 문학 업적을 인정받아 1993년 국민훈장 모란장, 1998년 은관문화훈장, 2007년 만해대상 등을 받았다.
고인의 남편은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낸 조각가 고 김세중씨(1986년 작고)다. 유족으로는 아들 김영, 김범씨(설치미술가) 등이 있다.
남편과 함께 지내던 서울 효창동 자택을 2015년 50억원의 사재를 털어 리모델링해 문화예술공간 '예술의 기쁨'을 개관한 바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장례는 한국시인협회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12일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