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당권 전략 민심 심판대 올랐다… 숨죽인 여야 지도부

      2023.10.11 18:15   수정 : 2023.10.11 18:15기사원문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는 내년 총선의 전초전 성격으로, 수도권 민심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보궐선거 결과는 내년 총선을 대비하는 여야의 선거전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여야 지도부는 이번 보궐선거에 유례없는 총력전을 펼쳤다. 내년 총선의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누가 승기를 잡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본투표가 실시됐다. 이번 보궐선거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진교훈·국민의힘 김태우·정의당 권수정·진보당 권혜인·녹색당 김유리·자유통일당 고영일(이상 기호순) 등 모두 6명이다.

■여야 막판까지 총력전

여야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이례적으로 막판까지 사활을 거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여야는 기초단체장 선거임에도 전국 조직을 총동원, 보궐선거를 지원했다.

여야가 이처럼 총력전에 나선 것은 이번 보궐선거가 내년 총선 전 수도권 민심을 가늠해 볼 마지막 기회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에 여야 지도부는 직접 강서구를 찾아 표심을 공략하기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인 10일 오후 늦게 강서구를 찾아 마지막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이날은 SNS를 통해 선관위 투개표 시스템 해킹이 가능하다는 국정원 발표를 언급하며 전 정권의 책임을 촉구하면서 '오늘 강서구민들께서 그 정의의 엄중함을 꼭 투표로 심판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썼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병원 퇴원 후 곧바로 강서구를 찾아 진교훈 후보에 대한 집중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뒤로 가는 대한민국을 다시 바로 세워야 한다는 국민의 민심이 강서구에 모였다"며 정권심판론을 강조했다.

■승패 여부에 리더십 재평가

여야가 당력을 총동원해 보궐선거를 지원한 만큼 선거에서 패한 정당은 지도부 리더십에 대한 재평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 총선에서도 비슷한 구도가 지속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당 안팎을 엄습할 가능성이 커서다.

국민의힘이 패배할 경우 수도권 위기론이 다시금 고개를 들며 김기현 지도부 체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공산이 크다. 현재의 지도부 체제로는 내년 총선 승리의 발판이 될 수도권에서 승기를 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강서구 자체가 민주당 강세 지역임을 고려하면 김태우 후보가 지더라도 선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김기현 지도부에 대한 후폭풍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같은 경우를 한자릿수 포인트로 내다보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 "국민의힘이 두자리 이상 큰 차이로 지면 수도권 지역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민주당이 패한다면 국민의힘보다 입을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예측된다. 이른바 야당 텃밭인 강서구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책임론은 고스란히 이재명 대표에게 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명계와 비명계의 당 내홍이 격화되는 상황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여야 모두 선거에서 패배하면 지도부가 패배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것은 이재명 대표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의 김기현 대표도 똑같은 처지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이번 선거에 여야 모두가 사활을 걸고 있고 또 그럴 수밖에 없는 선거라는 뜻"이라고 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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