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피격 1년만에…일본 정부, 통일교 해산 결정

      2023.10.12 14:36   수정 : 2023.10.12 14:36기사원문

【도쿄=김경민 특파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에 대해 일본 정부가 해산을 결정했다. 11개월에 걸친 교단 조사가 결국 해산으로 종지부를 찍게 된 것이다.

모리야마 마사히토 문부과학상은 12일 종교법인심의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통해 가정연합에 대한 해산명령을 법원에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모리야마 문부과학상은 "심의회가 약 1년간 신중한 의논을 거듭해줬다"며 "그동안 문화청은 심의회에 자문한 '보고징수·질문권' 행사와 170명이 넘는 (가정연합) 피해자 등에 대한 공청회를 통해 정보를 수집해 정밀 검토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관 부처로서 이 결과를 바탕으로 종교법인법에 바탕을 둔 해산명령을 청구할 것"이라며 심의회에 의견을 구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심의회 위원들로부터 의견을 들은 뒤 해산명령 청구를 정식으로 결정해 13일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 해산명령을 청구할 예정이다.

종교법인법은 ‘법령을 위반해 현저하게 공공의 복지를 해친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행위’가 있는 경우 법원이 해산을 명령할 수 있다고 정한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총격 사건 이후 교단의 고액 헌금 문제가 주목받자 일본 정부는 해산명령 요건에 해당하는 혐의로 2022년 11월 조사를 시작했다.

이 법에 근거한 질문권 행사는 2023년 7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일본 정부가 종교법인법의 질문권을 활용해 종교 단체를 조사한 것은 최초였다. 헌금 피해자들에 대한 청취를 계속한 문화청은 해산명령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교단 측은 “해산 명령을 청구받는 활동은 교단으로서 행해지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정연합 신자 5만3000여명은 전날 정부에 해산명령을 청구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해산명령이 확정돼도 종교상 행위가 금지되지 않고 임의 종교단체로서 존속할 수 있다. 그러나 교단은 종교법인격을 상실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과거 법령 위반을 이유로 해산명령이 확정된 종교법인은 1995년 도쿄 지하철역 사린가스 테러 사건을 일으킨 옴진리교 등 2개 단체가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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